보험연구원 통계를 보면 69%의 가입자들은 한 번도 보험금을 받아 간 적이 없었으며 반대로 10%도 안 되는 가입자들이 전체 보험금의 75.9%를 받아갔다. 병원에 전혀 가지 않았거나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실비를 청구한 대다수 가입자에게 보험료 부담이 전가된 셈이다.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실손 가입자는 3800만 명에 이른다. 그 중 2009년 10월 이전에 팔린 구 실손이라 불리는 `표준화이전 실손보험(1세대)`의 가입자는 881만 명이다. 2009년 10월부터 2017년 4월까지 판매된 `표준화 실손보험(2세대)`의 가입자는 1925만 명, 마지막으로 2017년 4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신 실손보험(3세대)`의 가입자는 610만 명이다.
가입시기별로 손해율이 다르기 때문에 갱신시 보험료 인상율이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1세대 표준화이전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143%에 이르고 2017년 4월 이전 2세대 표준화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132%로 매우 높다. 3-5년을 주기로 한꺼번에 인상율이 반영되므로 보험료갱신폭탄이라 불리고 있지만 2017년 4월부터 판매된 신실손이라 불리우는 3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105%가량으로 1년 갱신시 오히려 보험료가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보험료 지급비중이 큰 일부 비급여항목에 대해 지급횟수 및 보험금한도를 설정하고 자기부담률을 최대 30%까지 상향해 손해율을 조절한 결과다.
7월에는 4세대 실손보험이 나오게 된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첫째, 자기부담율이 상향된다. 둘째, 보험금 지급에 따라 개인별로 보험료가 할인 또는 할증이 되며 마지막으로 재가입 주기가 기존 15년에서 5년으로 짧아진다. 재가입주기란 2세대 표준화 실손보험 중 2013년 1월(4월)부터 판매된 실손보험의 경우 1년 갱신 15년 재가입으로 갱신주기 및 만기를 재설정하게 되는데 15년마다 재가입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2013년 1월에 2세대 실손보험을 가입한 고객은 15년 후인 2028년 1월에 회사가 판매하는 실손의료보험 상품으로 가입할 수 있지만 4세대 실손보험의 가입자는 그 재가입이 5년마다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2013년 1월(4월)이후 가입자라면 15년 후에 회사에서 판매하는 실손보험으로 재가입되므로 굳이 4세대 실손보험으로 교체할 필요가 없다. 다만 2013년 1월(4월)이전 표준화실손보험과 구실손보험을 유지중인 건강한 가입자는 갈수록 인상되는 보험료 부담에 3세대, 4세대 실손보험으로 이동할 확률이 크고, 병원에 자주 가는 가입자는 새로이 실손보험을 가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 실손을 유지하게 되므로 납입되는 보험료는 줄어들고 보험금 지급은 점점 커지게 되어 손해율 상승 압박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현재 보험료 부담이 된다고 무조건 4세대 실손으로 갈아타기 보다는 꼼꼼히 보장을 비교해보고 변경했을 때의 보장혜택이 축소되는 부분을 확인한 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유기탁 농협세종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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