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Rosacea)

김형주 더웰피부과의원 원장
김형주 더웰피부과의원 원장
주사는 `술 마신 사람`처럼 보인다는 뜻으로 얼굴의 홍조나 모세혈관 확장이 나타나고 여드름성 발진이 있는 경우다. 주로 얼굴 중앙 부위에 발생하는 만성 질환으로 드물게는 피지선의 증대와 증식이 일어나기도 한다.

주사의 원인은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여러 가지 인자가 고려되고 있다.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인자는 유전적 소인, 내분비 이상,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을 동반한 위장관 질환, 혈관 운동 부족, 국소 감염, 비타민 결핍증, 카페인을 함유한 음료의 과용, 음주, 모낭충, 화장품, 환경오염 등이 있다.

주사는 남녀 모두 10대 이후 발생하지만 30-50대에 가장 흔하다. 여성이 많지만, 심한 증상은 주로 남성에게서 나타난다. 주사 유병률은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주사는 몇 단계를 거쳐 진행되는데, 발병 초기에는 단지 홍조만이 간헐적으로 나타난다. 홍조는 여러 가지 비특이적 자극인 자외선 조사, 열, 한랭, 화학적 자극, 강한 감정 고조, 뜨겁거나 자극성이 있는 음식 등에 의해 유발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홍조가 심해져서 모세혈관 확장을 동반한다. 더욱 진행된 상태에서는 모낭성 염증성 구진과 농포가 얼굴 중심부에 나타나고 심한 경우 얼굴 전체로 확산되고 두피까지 생길 수 있다. 소수에서는 더 악화돼 큰 염증성 결절이 나타나기도 하고 조직 증식이 발생하기도 한다. 주사 합병증으로 안검염, 상공막염, 결막염, 각막염 등의 안 병변과 지속성 부종이 이마, 미간, 상안검, 코 혹은 뺨에 생길 수 있다.

주사는 사우나와 찜질방 같은 더운 환경에 노출이 되는 경우가 가장 악화될 수 있다. 겨울에 히터에 노출되거나 추운 곳에 노출되는 심한 온도 변화도 악화요인이며, 자외선 또한 영향을 미친다. 술을 비롯해 뜨겁거나 자극적인 음식 또한 문제를 초래한다. 따라서 주사의 악화를 막으려면 자외선 차단제를 잘 사용해야 하며, 얼굴 보습이 도움이 된다. 비타민 C를 충분히 복용하거나 홍조를 줄여줄 수 있는 나이아신, 니코틴아미드와 같은 영양제 복용도 도움이 된다.

주사는 자연 치유되지 않으며 치료하지 않으면 점진적으로 심해진다. 치료 방법에는 국소 도포제가 있다. 과거에는 염증을 줄여주는 항생제 계열의 약물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들어 주사 치료를 위한 제품이 개발돼 속속 출시되고 있다. 주사의 주 증상은 혈관이 확장돼 홍조가 나타나는데, 이를 호전시킬 수 있는 혈관 수축제가 개발돼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 약물은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홍조가 심하게 나타날 수 있어 전문의의 상담에 따라 소량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최근 옴 치료제인 이버멕틴 외용제가 개발돼 염증성으로 나타나는 여드름양 발진 치료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약물은 보습제 성분이 많이 포함돼 보습에 도움을 주어 증상 호전에 효과적이다.

전신 요법도 있다. 주사의 증상이 염증성으로 나타나는 여드름양 발진을 호전시키기 위해 항생제 복용이 증상 호전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약물을 약 4개 월정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항생제는 염증 세포를 억제하는 효과 외에도 직접 혈관내피세포에 작용해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주사의 증상이 홍조이므로 말초 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는 약물 복용도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된다. 여드름양 발진이 심한 경우 여드름 치료제인 합성 비타민 A 복용도 효과적이다.

이밖에 레이저 치료도 도움이 된다. 주사의 주 증상인 홍조·모세혈관 확장은 약물 복용과 외용제로 치료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약물 복용과 외용제 도포로 염증이 호전되면 혈관을 줄여주는 레이저 시술이 증상 호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레이저 시술은 한 달 간격으로 최소 5회 정도 받으면 늘어난 혈관이 줄어들고 홍조 또한 많이 호전된다. 하지만 보험이 되지 않아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 개업 초기에는 주사 환자가 일주일에 서너 명 정도였으나 지금은 하루에 서너 명을 넘고 있다. 이렇듯 주사 환자가 많아지는 추세로, 젊은층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주사는 계속 진행되는 만성 질환으로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얼굴이 자주 붉어지고 여드름양 발진이 있는 경우 병원을 찾아가 치료를 일찍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김형주 더웰피부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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