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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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지역화폐 `여민전`의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체 발행액과 개인 구매 한도 변경이 빈번하게 이뤄지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취지에서다. 게다가 판매 시간 변경으로 결제 지연 등 부작용까지 나타나며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1일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70억 원 규모로 출시된 여민전은 지난달 기준 250억 원으로 1년 사이 발행 규모가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시기별 발행 규모를 보면 변화가 크다. 지난해 상반기 발행액은 300억 원인데 반해, 하반기에는 1500억 원으로 5배 증가했다. 또 올해 총 발행 계획(2550억 원)을 감안하면 상반기 1350억 원, 하반기 1200억 원이 예정돼 있다.

발행액과 함께 개인 구매 한도 역시 달라져왔다. 출시 당시 50만 원의 한도액은 3개월 뒤 30만 원으로 줄었고, 7-8월에는 50만 원으로 다시 늘었다. 이후 9월부터 현재까지 100만 원의 개인 구매한도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발행액의 변경은 지역 화폐 구매를 통해 `캐시백`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구매자 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모든 사람이 개인 구매 한도를 채운다고 가정했을 때 총 250억 원이 발행된 지난달에는 2만 5000명이 구매 가능하지만 200억 원이 발행된 이번 달에는 2만 명만 구매 가능하다.

주부 김모(43)씨는 "캐시백 혜택을 받기 위해 여민전 출시 이후부터 사용하고 있는 데 가끔 발행액이 줄어들면서 원하는 금액 만큼 충전을 못하는 달이 있다"며 "일관성이 있는 정책 운영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판매시간 변경으로 결제 지연 등 부작용을 겪은 시민들은 세종시의 행정력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1일 수동·자동 충전을 포함한 여민전 판매 시작 시간은 기존(오전 0시 30분)보다 8시간 30분 늦은 오전 9시로 변경됐다. 하지만 이날 여민전 구매를 위한 결제 단계로 가는 과정까지 대기 인원이 최대 1만 명을 넘을 정도로 동시 접속자 수가 크게 늘면서 불편을 겪는 이용자가 상당 수 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결제 완료까지 장시간이 소요된 것은 물론 일부 이용자들의 경우에는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도 여민전 구매에 실패한 상황.

직장인 이모(31)씨는 "여민전 구입을 위해 판매 시작에 맞춰 앱에 접속했지만 최종 결제까지 20분이 넘게 걸린 것 같다"며 "시가 주먹구구식으로 여민전을 운영하다보니 이런 불편을 겪는 게 아닌가 싶다. 직장 동료 중에는 아예 충전에 실패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는 여민전 발행액 및 개인한도 유지에 대해서는 예산 확보 등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시 관계자는 "모든 시민들이 구매할 수 있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확보된 예산으로 진행을 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며 "최대한 확보를 한다고 하는 게 이 정도다. 기본적으로 발행액이나 캐시백 혜택을 유지하려고는 하지만 일관성 있는 운영을 위해서는 구매 한도에 대해 검토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시작된 여민전 판매는 2시간 만인 11시 종료됐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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