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실적 급급한 정책·지도
실업자 양산 특단 대책 절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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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계 출신 고교생들과는 달리 일찌감치 취업에 뛰어든 직업계고 졸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직업계고를 졸업한 후 취업한 학생 중 22.7%가 반년 사이 직장을 중도에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31일 발표한 `2020년 직업계 고등학교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유지취업률` 자료에 따르면, 충청권에선 대전 80.8%, 세종 73.2%, 충남 74.5%, 충북 73.9%의 유지취업률을 기록했다. 대전은 전국의 유지취업률 77.3%보다 평균을 약간 웃돌았지만 5명 중 1명꼴로 6개월 만에 중도 하차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큰 원인은 `일단 취업부터 시키고 보자`식으로 밀어붙인 진로지도로 모아진다.

대전의 한 특성화 고교를 졸업한 조모(22) 씨는 "회계를 전공하고 중소기업에 사무직으로 취업했지만 대우나 임금에 불리함을 느껴 3개월 만에 퇴사하고 지금은 사이버대학에 등록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출신학교에서 취업률 올리기에 급급하다 보니 현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취업을 밀어붙이곤 했다"며 "4년제 정규대학 졸업자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과 처우로 인해 상실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정에 밝은 해당 학교 교사들의 고민 또한 깊다.

직업계고 취업담당 B교사는 "교육부에서 유지취업률을 위해 처음 현장취업을 나갈 때부터 6개월을 유지하면 고교취업연계장려금을 주는 등의 유인책을 제공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은 말 그대로 유인책일 뿐"이라며 "고졸 학생들이 보다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 같은 일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교 졸업자별 취업률도 희미가 엇갈렸다.

직업계 고교 중 비교적 입학 성적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마이스터고의 유지취업률은 82.1%로 높은 데 비해 특성화고와 일반고 직업반은 각각 76.6%, 74.1%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다른 일반 특성화고와 달리 마이스터고는 특화된 산업 수요를 기반으로 실무 중심의 교육과정을 편성, 구인 업체로부터 `맞춤형 채용` 수요 조건과 부합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 관계자는 "진학과 취업 등 두 가지를 모두 잃을 수 있는 직업계고 출신 학생을 위해 `졸업생 계속 지원사업`을 추진, 졸업생들을 위한 창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조은솔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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