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사람(아리요시 사와코 지음·김욱 옮김)= 치매가 찾아온 시아버지 `시게조`를 돌보는 며느리 `아키코`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나이듦과 치매, 여성과 돌봄 문제를 다룬 최초의 소설이다. 기억력 감퇴로부터 삶이 뒤엉켜 인격의 상실과 자아의 붕괴로 이어지는 치매는 초고령 사회로 빠르게 이동 중인 한국에서 피할 수 없는 두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는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황홀한 사람`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인가? 나와 가족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사회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이제 이러한 고민들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청미·432쪽·1만 5000원

△모두의 친절(이나리 지음)= 다정하지도 올바르지도 도덕적이지도 않은, 거칠고 예민한 여자들이 일깨우는 날카로운 감각과 묘한 해방감. 이 책은 저자의 데뷔작 `오른쪽`을 비롯해 지금까지 쓰인 8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됐다. 도덕규범에 비춰봤을 때 `바람직하지 않은` 주인공들은 독자들이 품는 기대를 배반함으로써 그간 익숙하게 여겨온 방향과 다른 쪽으로 안내한다. 저자는 이처럼 쉽게 답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문제적 개인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삶의 감각을 다시 질문한다. 문학동네·228쪽·1만 3500원

△막내의 뜰(강맑실 지음)= 유년은 누구에게나 찬란한 빛으로 다가온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그 당시 살았던 집, 마을 풍경, 가족의 모습들을 담백한 문장과 수채화로 담아낸 이 책은 우리를 유년의 뜨락으로 안내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유년 시절 살았던 집이 준 여유와 안락, 다채로운 경험과 추억이 세상을 살아갈 힘으로 작용함을 이야기한다. 아련하면서도 따뜻한 기억들은 유년 시절을 그리워하는 당신에게 건네는 소박한 위로. 사계절·288쪽·1만 6000원

△고스트 인 러브(마르크 레비 지음·이원희 옮김)= 사랑에 빠진 아버지 유령, 생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아들 앞에 나타나다! 파리에 사는 피아니스트 토마에게 5년 전 사망한 아버지가 유령의 모습으로 돌아와 생전 못다 이룬 사랑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소원을 이루기 위해선 지구 반대편인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가야 하는데, 연주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 과연 토마와 아버지의 샌프란시스코 여행은 이뤄질 수 있을까?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펼쳐지는 여정에 동참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말도 탈도 많고 취향까지 까다로운 아버지 유령과 함께하는 이상하고도 놀라운 여정 끝에 남는 깊은 여운을 느껴보시라. 작가정신·320쪽·1만 4000원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김태형 지음)= `작은 행복이라도 확실히 잡겠다`는 `소확행`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다수가 추구하는 가치관으로 자리잡았다. 누구나 행복을 쉽게 논하지만, 우울증 환자의 기하급수적인 증가세는 한국사회가 오히려 불행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그 이유를 우리가 쉽게 말하고, 바라고, 좇는 행복이 사실은 `진짜 행복`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돈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팔고 보는 자본주의 사회의 논리와 그에 영합한 주류 심리학이 우리에게 끊임없이 가짜 행복을 권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주류 심리학의 행복론이 가진 한계와 문제점을 분석하며 심리학이 진정한 과학적 학문, 그리고 사회에 필요한 학문으로 혁신하길 제안한다. 갈매나무·292쪽·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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