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북적이는 헌팅포차…대규모 감염 확산 우려

코로나19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먹자골목의 한 헌팅포차 앞에 대기 줄이 늘어서 있다. 박하늘 기자
코로나19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먹자골목의 한 헌팅포차 앞에 대기 줄이 늘어서 있다. 박하늘 기자
[천안]최근 대전지역의 감성주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천안지역 내 헌팅포차들에도 사람들이 몰려 감염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방역관리에 책임이 있는 천안시는 지정·관리하고 있던 헌팅포차들을 관리 대상시설에서 해제한 것으로 드러나며 방역에 구멍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천안시에 따르면 헌팅포차는 유흥시설로 분류된 방역 특별관리 대상이다. 하지만 현재 천안시가 유흥시설로 지정해 관리하는 헌팅포차는 한 곳도 없다. 유흥가가 밀집한 천안시 서북구는 헌팅포차 3곳을 지정해 관리했으나 지난 달 모두 해제한 것이다. 업소가 폐업을 했거나 방역수칙을 지키겠다는 확약서를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영업시간 제한이 풀린 천안지역의 유명 헌팅포차들은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방역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27일 밤 12시 천안 서북구 두정동 먹자골목의 A포차. 실제 기자가 찾은 이곳에는 손님들의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대기 줄에 있던 20대 남성은 "지금 1시간째 기다리고 있다. 밤 11시부터 사람들이 몰리는데 늦게 가면 자리가 없다"며 "여긴 쪽지를 주고 받으면서 헌팅을 한다"고 말했다. A포차 안에는 자리를 옮기는 손님과 음식을 나르는 사람이 뒤섞여 테이블 간격유지를 무색케 만들었다.

인근에 있는 B헌팅술집 앞도 입장을 기다리는 손님들과 술집에서 잠시 나와 마스크를 벗고 담배를 피우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이 술집은 비말 가림막 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처럼 헌팅포차 이용객들이 다시 많아지며 감염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두정동 먹자골목에는 아산, 공주 등 충청권의 인근 도시 뿐 아니라 영업제한을 피해 유흥을 즐기러 경기도 지역에서도 몰려들고 있어 대규모 감염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천안시가 이르게 헌팅포차 지정·관리를 해제해 방역에 구멍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흥시설로 지정된 영업장에서는 자리이동이 금지되고 출입인원도 시설의 8㎡당 1명으로 제한된다. 방역수칙 위반 적발 시 운영자에게는 300만 원 이하, 이용자에게는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영업장은 2주 간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진다. 하지만 천안시 내 헌팅포차들은 모두 관리 대상에서 해제되며 규제들을 피해가고 있다.

천안시 서북구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헌팅포차는 업태로 분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장에서 직접 현장에서 확인해야 하는데 그게 어렵다. 현재의 방역수칙으로는 이를 규제를 할 방법이 없다"며 "이를 방역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하늘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