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도암

이상권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이상권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담도는 간에서부터 십이지장까지 연결되는 관으로 담즙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이곳에 생기는 암을 담도암이나 담관암이라고 하는데 5년 생존율이 약 28%로 예후가 좋지 않은 암종 중 하나다. 원인은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으나 유전적 요인 외에도 담관결석증, 간흡충증, B형·C형 간염, 담관낭종, 췌담관합류기형, 궤양성 대장염, 원발성경화담관염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60-70대의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70대가 35.5%로 가장 많다. 이어 80대 이상, 60대 순이다. 이상권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담도암의 증상과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초기증상 없어 조기발견 어려워=담도암은 대부분 선암으로 간외담관 또는 간내담관에 발생할 수 있다. 간외담관암은 근위부 또는 원위부에 발생할 수 있으며, 간문부(담도가 간과 만나는 부위)에 발생한 담도암을 클라츠킨 종양이라고 한다. 발생 빈도로 보면 간문부 담도암을 포함한 근위부 담도암이 약 60%를 차지한다.

담도암은 초기에 거의 증상이 없어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암이 더 진행되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황달이다. 황달은 종양이 담도에서 십이지장으로 이어지는 부분을 폐쇄해 담즙의 흐름이 막히고, 혈액 내에 빌리루빈(담즙 색소 주성분)이라는 물질이 많아져서 발생한다. 황달이 오면 피부와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고, 갈색 소변과 회백색 변을 누며, 피부 가려움증이 생긴다. 또 발열, 오한, 체중 감소, 식욕 부진, 복통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무통성 진행성 황달이 더 자주 발생한다. 담도암이 하부에 위치해 있는 경우 팽창된 담낭이 만져질 때도 있다. 우상복부 또는 명치에 범위가 뚜렷하지 않은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간혹 십이지장이나 대장의 폐색이 동반되기도 한다.

◇담도암 진단과 치료=진단을 위해서는 초음파검사, 복부단층촬영술(CT), 자기공명영상(MRI),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 내시경초음파검사(EUS),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PET-CT) 등이 쓰인다.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은 특수 내시경을 식도와 위를 거쳐 십이지장까지 삽입해 종양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시술을 통해 조직검사를 비롯해 황달 완화를 위한 담도내 스텐트 삽입도 가능하다. ERCP가 실패하거나 담도폐쇄 위치가 높을 경우 경피경간 담도조영술(PTC)을 시행할 수 있다. PTC는 피부에 국소마취를 해서 방사선 투시 하에 특수 바늘로 찔러서 확장된 담도에 관을 삽입하는 것이다. 담도 영상을 얻을 수 있고 담도 감압, 담즙 채취를 통한 담즙세포검사(암세포 존재 유무)를 할 수 있다.

우선적인 치료는 수술이다. 암종 발생 위치에 따라 다른데, 중하부에 발생한 담도암은 대부분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한다. 이는 담낭과 담도, 십이지장, 췌장 일부를 제거하는 근치적 수술이다. 하부 침윤이 없는 담도 중간에 발생한 암종에 대해선 근치적 담관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수술 도중 조직검사에서 암이 확인될 경우 수술을 더 확대할 수 있다.

담도 상부에 발생한 암은 담도만 절제하는 경우도 있지만 간 안으로 침윤 여부에 따라 우측 또는 좌측 간을 같이 절제하는 경우가 많다. 침범 범위에 따라 드물게 췌십이지장절제와 간 절제를 동시에 하는 경우도 있다.

암종 침윤의 정도에 따라 담도암의 약 40-50%에서 절제가 가능하다. 최근 더 적극적인 외과적 접근을 통해 절제율이 향상되고 있다. 황달이 심하면 안전한 수술을 위해서 담즙배액을 통해 빌리루빈(황달) 수치를 적절한 수준까지 낮추고 수술하는 게 더 안전하다. 따라서 환자마다 개별적인 상황에 맞춰 치료를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

수술을 했지만 잔존암이 남아 있을 때 또는 암종이 진행이 많이 돼 수술이 불가능할 경우 비수술적 치료를 한다. 항암·방사선 치료가 있는데, 폐쇄된 담도는 스텐트를 이용해 담즙 배출을 꾀할 수 있다. 스텐트는 내시경으로 삽입하거나 경피적으로 삽입할 수 있다.

치료 후 일상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평소 해온 일도 가능한 한 그대로 유지하되, 퇴원 직후 적어도 2주일 정도는 집에서 푹 쉬도록 한다. 숙면을 취하며 과로를 피하고, 소화에 부담이 안 되는 영양가 있는 음식을 고르게 섭취하고 천천히 씹는다. 수술 후 3-4주째부터는 서서히 활동을 시작해 하루 30분에서 한 시간 사이로 산책을 포함한 가벼운 운동을 권장한다.

장진웅 기자·도움말=이상권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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