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4개 시도가 며칠 전 `2027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 신청서를 대한체육회에 제출했다. 앞으로 6년 후 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인 U대회를 대전·세종·청주 등 충청권 도시에서 개최한다는 구상이다. 4개 시도는 이미 유치 추진단장을 선정했고, 세종에 사무실까지 얻어 직원들을 파견했다. 1차 관문인 국내 후보도시는 오는 5월 사실상 확정되며, 이후 대회 최종 후보지 결정을 위해선 미국 휴스턴 등 외국의 도시와 겨뤄야 한다.

충청권 4개 시도가 공을 들이고 있는 이 대회는 한마디로 해볼 만한 게임이다. 충청권 유치의 당위성도 충분하다. 우선 전국에서 국토의 중심지인 충청권에서만 세계 종합스포츠 대회가 열린 적이 없다는 점이 설득력을 갖는다. 대구는 2003년, 광주는 2015년 이미 하계 U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충청권은 70여 개 대학교가 밀집한 곳으로 대학생들의 잔치인 하계 U대회를 개최할 명분과 자격이 충분하다.

하계 U대회는 일단 유치하면 유·무형의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당장 560만 충청인의 자긍심을 높이는 동시에 충청권을 글로벌 브랜드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대전 서남부권 종합스포츠타운 조성 등 부족한 체육 인프라 확충에도 도움이 된다. 충청권 광역철도망 구축이나 보령선 건설 등 지역 내 숙원사업도 더 큰 명분을 얻게 된다. 광주는 U대회 유치를 통해 인천공항과 이어지는 호남선 고속철도의 조기 완공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하계 U대회는 충청권 메가시티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도 있다. 4개 시도는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과 관련해 세부 항목별로 이견을 보일 수 있는데 그때마다 U대회를 통해 논의를 더 진전시킬 수 있다. 단순히 대회만을 통한 이익보다는 메가시티 구축과 관련한 기업유치, SOC 개발 등 부수효과도 노릴 수 있다. 여기다 국제대회 유치로 인해 대회 주체인 대학생은 물론 지역민들의 국제화 수준 향상도 기대된다. 다만 대회 유치 과정에서 지자체의 예산이 많이 들어가지 않도록 단단히 못을 박아놔야 한다. 정부가 떠안아야 할 비용을 가뜩이나 재정형편이 어려운 지자체로 전가해서는 곤란하다. 대회 유치를 하려다 살림이 거덜 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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