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재건축 아파트는 대전 신도심인 둔산권에 인접하면서 대전도시철도 탄방역과 용문역을 각각 끼고 있다. 또 둔산권 아파트가 대부분 1990년대 중·후반에 지어진 구축이어서 신축 아파트로 이주하고자 하는 수요가 두 재건축 단지로 집중돼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앞서거니 뒤서거니 올 상반기 분양을 예고했던 숭어리샘과 용문 1·2·3구역은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정확한 일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양 재건축조합 측은 "코로나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아 그간 법적·행정적인 절차를 밟는 게 어려웠다"고 분양 일정 지연 사유를 밝혔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2월 말부터 시행에 들어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제`가 두 재건축 단지의 분양 일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제도는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최대 9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숭어리샘과 용문 1·2·3구역 단지의 비교 대상으로 `e편한세상 둔산`이 꼽히는데 2월 말 전용면적 84㎡ 1단지 한 아파트(6층)가 10억 5000만 원에 매매됐다. 당초 분양가격이 평당 1200만 원 선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입주한지 채 2년이 지나지 않아 아파트값이 2배 넘게 폭등한 것이다.
이에 맞춰 고분양가 심사를 한다면 분양가는 2000만 원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재건축조합 조합원들의 분담금은 그만큼 낮출 수 있지만, 청약 실수요자들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것이어서 이른바 흥행에는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한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생각하는 적정 분양가가 있는데 HUG 심사에서 그보다 지나치게 낮거나 높게 책정되고 HUG 측과 협의가 원활하지 않다면 분양 일정에 변동이 생길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역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전 아파트 가격이 단기간 급등한 마당에 시세를 고려한 고분양가 심사제가 도입되면서 분양을 앞둔 조합들의 고민이 큰 것으로 안다"며 "시장의 예측보다 높은 분양가는 조합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반면 실수요자에 그만큼 전가되고 실질적 이익은 시공사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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