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록 한국수자원공사 수도부문이사
오봉록 한국수자원공사 수도부문이사
유엔(UN-Water)은 매년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2021년 세계 물개발 보고서를 발표한다. 이 보고서는 물이 인류의 소중한 자원임을 되새김과 동시에 모든 이가 배제되지 않고 물의 혜택을 누림으로써 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국제사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 19 등 감염병 예방을 위해 손 씻기가 강조되고 있으나, 전 세계 인구 중 약 30억에 달하는 사람들은 손 씻을 물이 부족한 상태이다. 심지어 22억 명은 안전하게 마실 물조차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물의 가치인 식수, 위생도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 수준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수도 인프라 확충을 통해 1960년대 20% 수준에 머물던 급수보급률을 97% 수준까지 높이는 등 물관리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이는 지난 1월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에서 발표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결과, `기본 서비스 접근성`에서 한국이 1등급으로 평가받는데도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간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전체 국민의 약 3%에 해당하는 140여만 명은 수도서비스의 혜택을 충분하게 누리지 못하고 불안정한 물공급 및 수질오염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지역은 주로 도서 산간 등에 위치하고, 인구도 작아 기존의 상하수도 공급 방식을 적용하기에는 경제성 등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물관리는 모든 국민이 배제되지 않는 물복지 실현을 위해 물이용 취약지역, 이른바 물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방안 모색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외지역 맞춤형 물공급 시스템 구축은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도서 산간 등 취약지역의 소규모 수도시설을 통합하고,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무인 운영, 엄격한 수질 관리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수자원공사와 4개 시·군(김천시, 양평군, 영동군, 인제군)은 시범사업 협약을 체결하였으며, 향후 사업성과 분석 및 평가를 거쳐 전국으로 확산해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광역상수도를 수원으로 활용하는 물공급 시스템 등 다양한 방안들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세심한 검토를 통해 적지를 선정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하여 물공급 취약지역을 해소하고 물복지를 향상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코로나 19의 확산이 여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다. 유엔이 강조하였듯, 물은 사회경제적 발전은 물론 국민의 위생과 건강에 가치를 갖는 자원이다. 이제 첫걸음을 내딛는 소외지역 맞춤형 물공급 시스템이 물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우리나라가 세계 제일의 물복지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을 기대해본다. 오봉록 한국수자원공사 수도부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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