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대전대 LINC+ 사업단 교수
안경환 대전대 LINC+ 사업단 교수
1995-2010년에 태어난 Z세대는 전세계 30억 명으로 전체인구의 35%를 차지한다. 미국의 지브라이이큐는 이들의 소비 트렌드에 대해 보고서를 발표했다.

Z세대는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이 반영된 합리적 소비를 하기 위해 중고거래를 선호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구하기 어려운 한정판 물품을 찾는 사례가 대표적인 예다.

Z세대에게 중고거래는 일종의 `힙`하고 `트렌디`한 쇼핑행위이자, 라이프 스타일이다. 이들에게 중고물품은 더 특별하거나 매력적인 물건이 될 수 있다. 비우고 처분하는 과정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을 위해 중고거래를 한다. 모바일 네이티브(mobile-native) Z세대는 모든 것을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데,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으며 그들은 중고거래를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여긴다. 그들은 멀티테스킹에 최적화 돼 있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사용해야 직성이 풀리는데, `리세일`(중고판매) 한정판 제품을 자신이 산 것의 10배에 되파는 등 자신이 현재 `갖고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현금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 예는 당근마켓(당신 근처의 마켓 줄임말) 플랫폼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근마켓은 현재 고속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중고거래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한동네 주민이 앱 내 채팅으로 구매 의사를 확인한 후 직접 만나 물건을 거래하고 `매너온도`를 통해 상대방의 매너와 시간약속 등을 직접 평가한다. Z세대 학생들의 중고거래 소비사례 경험을 보면,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거래에 대한 접근성이 높고 차로 15분 거리, 걸어서 5분 거리의 가까운 곳에서의 직거래로 사용성이 좋으며, 한 두 번만 사용하더라도 가격이 3분의 1로 떨어지기 때문에 괜찮은 가격에 최신트렌디 제품까지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든다.

Z세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재능`도 거래 한다. 이를테면 그림 그려주기, 사진 보정해주기, 굿즈 디자인해주기, 팬픽 써주기와 같은 것들을 대신해 주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SNS` 커미션 등이 있다. `200원에 고양이 관상을 봐 드립니다`라는 글을 중고마켓에 올렸던 한 대학생은 폭발적인 반응에 아예 무료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한다.

올해 대전대 창업학부를 졸업한 청년도 취미의 일부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소비와 판매를 경험하면서 구제 샵(thesecond-hand goods shop) 아이템을 발굴해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넓은 범주에서 다양한 유형의 직업을 탐색하기를 원한다. 학업, 취업의 최일선 당사자인 Z세대가 추구하는 가치와 그 목적하는 방식은 명확하다. Z세대의 젊음이 중고거래를 즐거운 놀이로 만들고, `모험심`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자유로운 세계로 향하도록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Z세대는 중고제품이 하나의 취향이자 라이프 스타일을 찾는 즐거움이 되다 보니, 중고거래는 미니멀라이프의 실천이고, 취향에 맞는 아이템이나 희소한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는 즐거운 쇼핑이자, 환경을 최대한 해치지 않는다는 가치관을 기반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기반 중고거래 플랫폼이 범죄 공간으로 악용될 수 있는 부분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Z세대 중 10대에겐 특히 사회경험이 많지 않고 판단 능력이 완성되지 않아 다른 사기거래 의도를 가진 이를 구분하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이런 부분이 대다수의 10대를 포함한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온라인 정보를 자기 목적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의미한다. 우리 대학교에선 이러한 환경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디지털리터러시 비교과를 운영한 바 있다. 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와 기업이 있다면 제조, 유통, 판매 등의 모든 과정에서 `아나바다` 를 위한 순환생태계를 진지하게 고민해 그들이 공유경제의 시대에 진정으로 소유하고 가져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새겨봐야 한다. 안경환 대전대 LINC+ 사업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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