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국회의원

정진석 의원이 본인 국회 사무실에 걸어놓은 고(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친필(소이부답: 미소만 짓고 직접 대답하지는 않음)을 가리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정진석 의원실 제공)
정진석 의원이 본인 국회 사무실에 걸어놓은 고(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친필(소이부답: 미소만 짓고 직접 대답하지는 않음)을 가리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정진석 의원실 제공)
"저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연대한다면, 그것은 지역 연대라기보다 국가 대의를 위해 책임을 다하는 가치연대가 될 것이다. 충청대망론은 영호남 패권주의 폐해를 극복하는 국민통합이 궁극적 목표여야 한다"

`윤석열 대망론`이 부각되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정진석 의원의 일성이다. 윤석열 충청대망론을 가장 먼저 언급했지만, 충청대망론이 지역중심 연대론으로 치부되는 데 대해선 경계한 것이다. `충청대망론은 국민통합론`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중도적이고 균형적인 충청 정서와 민심에서 국정 방향성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의 제3지대론과 관련해선 `허구`라고 단언했다. 지난 정치사에서 단 한번도 성공사례가 없다는 연유에서다.

4·7 보궐선거에 대해선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 승리를 모두 확신한다"며 "이번 선거는 하늘이 야권에 내려준 반전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보선이 끝나면 윤 전 총장의 정치행보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내 최다선이자, 화합을 강조하고 포용적인 리더십으로 인해 차기 당 대표주자로 물망에 오르는 것에 대해선 "귀는 열고 입은 닫고 있다"고 밝혔다. 재보선이라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를 목전에 둔 상태에서 개인적 행보를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귀는 열고`에 방점이 찍힌다면 보수 정당의 부활과 정권 탈환을 위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 지 심사숙고 중이라는 의미로도 보인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일문일답.

-윤 전 총장의 거취와 관련한 향후 전망은.

"총장직사퇴 이후 차기 대권주자의 상수가 됐다. 지지자 중 70%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다. 국민의힘과 떼어놓기 힘들다. 나는 `윤 전 총장은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자기가 내리고 싶다고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했었다. 호랑이는 국민이고 민심이다. 그런 면에서 윤 전 총장의 정치적 장래와 운명은 국민이 정하는 거다.

윤 전 총장도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지키겠다.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겠다`고 언급했었다. 공적 사명을 분명히 한 것이니 총장직에서 물러났다고 해서 집콕하고만 있을 상황이 아니다. 공익적 메시지를 계속 던져야 한다. 윤 전 총장은 최근 LH투기 의혹 사건에 대해 `망국적 범죄`라고 했다. 상당히 핵심을 찌르는 말이다. 이런 이야기를 계속해야 한다. 윤 전 총장의 메시지는 법조인 출신답지 않게 매우 대중적이고 듣기 편하다"

-또 다른 강점도 있나.

"윤 전 총장과 나는 지역 연대가 아닌 가치 연대다. 그처럼 강직한 캐릭터의 인물을 나는 본 적이 없다. 대통령과 법무부장관 등 권력에 굴하지 않고 맞서는 그의 자세에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는 거다. 나는 이미 윤 전 총장의 리더십이 국민들에게 검증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윤 전 총장의 충청 연고를 내가 가장 먼저 알렸지만, 단순히 같은 충청도라는 이유만으로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상식과 공정의 가치,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을 수호하겠다는 의지가 윤 전 총장과 같기 때문에 지지와 성원을 보내는 것이다"

-충청권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면서 충청대망론이 부각되고 있다.

"충청대망론은 국민통합론의 다른 이름이다. 충청은 늘 중심을 잡고 균형추 역할을 하면서 상식에 입각해 시시비비를 가려왔다. 한쪽으로 쏠리거나 급속히 경도되는 적이 없었다. 지극히 중도적이고 균형적이며 통합적이다. 이러한 충청의 정서와 민심이 국정에 더 크게 반영되는 것은 국정안정을 위해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충청대망론이 지나치게 지역중심 연대론으로 치부돼서도 안된다. 충청대망론의 궁극적 목표는 영호남 패권주의의 폐해를 극복하는 국민통합이 돼야 한다. 분열과 갈등의 고질적 한국병을 치유하기 위해, 충청대망론은 국민 대통합과 화합의 새 역사를 손짓하는 역사적 담론이 돼야 한다. 윤석열 현상은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고 심판하고자 하는 국민들이 그를 적격자로 고른 것이다. 그러한 맥락과 같다"

-윤 전 총장의 거취에 대해 전망한다면

"분명한 것은 제3지대 세력화는 허구라는 점이다. 성공 사례가 없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서울시장 선거를 매개체로 야권 단일화에 합의하지 않았나. 윤 전 총장은 4·7 재보궐 선거 후 정치의 기지개를 펼 것으로 예상한다. 범야권 통합후보 가능성이 높다는 그림을 그린다. 윤 전 총장은 `기호 2번`후보가 될 확률이 높다"

-4·7 재보궐 선거 공관위원장을 맡으셨다. 향후 선거 전개 혹은 결과를 어떻게 예측하고 계시나.

"선거 결과를 통해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거다. 재보궐 선거는 천우신조, 즉 하늘이 야권에 내려준 마지막 기회다. 이번 선거승리를 발판으로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을 되찾아오겠다. 재보선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잘 극복했다. 민심은 이미 문 정권에 등을 돌렸다. 서울·부산 시장 선거 모두 압승을 확신한다. 공관위원장으로서 처음부터 제3지대 안철수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100% 국민참여여론조사를 고집해 중도확장성과 본선경쟁력이 높은 오세훈 후보를 선출한 것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

-차기 당 대표 출마 의사가 있으신지.

"귀는 열고 입은 닫고 있다. 제 모든 정치적 말초신경은 내년 3월 9일 정권을 되찾아오는 것에 꽂혀 있다. 당내 최고참으로 늘 그 책임감을 새기고 있다. 어떤 어려운 일이라도 제가 결심해야 하는 것이 숙명이라면 피하지 않겠다. 모든 정치 경험과 역량을 집대성해서 반드시 내년 선거에서 빼앗긴 정권을 되찾아오는 길에 역할을 하겠다"

대담=송충원·정리=백승목 기자

* 정진석 의원은 누구

충남 공주 출신으로 고려대를 졸업한 정진석(62, 충남 공주·부여·청양) 국민의힘 의원은 15년간의 기자생활을 마치고 39세에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특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16대 총선을 통해 처음 국회에 입성했으며, 현재 5선 의원으로 국민의힘 최다선이다. 또한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의장 비서실장, 국회 사무총장, 당 원내대표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경험했다. 이번 21대 국회에선 야당 몫 국회부의장으로 추대됐지만 취임을 거부하기도 했다. 상임위원회 구성안을 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데 대한 항의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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