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가격 1년새 급등·외식물가도 줄줄이 올라
시중銀 대출금리 인상… 기름값 ℓ당 1500원 넘어서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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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물가 상승 도미노에 서민 가계가 휘청이고 있다. 널뛰는 물가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준 가계에 마른 수건 쥐어짜기를 거듭 강요하고 있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은 당장 밥상에서 반찬 가짓수를 반토막내고 순차적으로 외식물가에 반영되고 있으며, 각종 대출 이자 부담과 기름값 상승분이 더해져 서민 가계를 전방위로 옥죈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전격 유보한 것은 물가급등으로 흉흉해진 민심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고육책이라는 해석이 그래서 나온다.

밥상물가의 상승 충격은 통계 수치로 극명해졌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00(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1%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1.0% 이후 10월(0.1%), 11월(0.6%), 12월(0.5%), 올 1월(0.6%)까지 0%대에 머물다 1%대로 올라섰다. 농축수산물은 16.2% 올라 2011년 2월(17.1%)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중 농산물은 1년 전보다 21.3% 뛰었다. 2011년 1월(24.0%)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축산물 역시 14.4% 올라 2011년 6월(16.1%) 이래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 사이트(KAMIS)를 보면 평균 소매가격으로 대파(1㎏)는 1년 전 2015원에서 6461원으로 3배 넘게 비싸져 `금파`로 불린다. 쌀(20㎏)은 5만 1404원에서 6만 원에 근접(5만 9723원)하며 16.2% 올랐고, 5297원이던 달걀은 7597원으로 43.4% 치솟았다.

원자재와 식품 물가 상승은 곧장 외식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달 제품 30종의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롯데리아는 지난 1월 버거와 디저트 등 25종의 가격을 1.5% 올렸다. 국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660개 제품 가운데 14.4%인 95개 품목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6% 인상했다.

시중은행들은 우대금리 혜택을 없애는 것으로 대출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이달초 신한은행이 주택담보대출 및 부동산 대출의 우대금리를 0.2%포인트 줄였고 농협은행은 최초 신규고객에 적용하던 가계주택담보대출 상품 우대금리(0.2%) 조항을 삭제했다. 우대금리를 없애면 그만큼 이자부담이 커지는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가계에 금리인상 효과로 작용한다. 가계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700조 원을 훌쩍 넘어서자 금융당국이 대출관리 시그널을 보내는데 따른 후속조처여서 전체 시중은행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25일부터 `우리전세론` 중 주택금융공사 보증서 담보·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서 담보 대출에 적용하던 최대 우대금리 폭을 기존 연 0.4%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낮추기로 했다.

기름값 상승은 서민들의 발을 묶는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1517.4원)이 17주 연속 오르며 1년 만에 리터당 1500원 대를 넘었다. 경유 판매가격도 지난주보다 18.4원 상승한 리터당 1316.8원이다. 기름값은 앞으로도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함께 정부와 한국전력은 2분기(4-6월분)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1분기에 이어 ㎾h당 -3.0원으로 책정됐다. 2013년 11월 이후 7년여 만에 인상이 점쳐지던 전기요금을 정부가 유보 권한을 발동하면서까지 동결했지만 유가 급등 국면에서 7월부터 적용하는 3분기 전기요금은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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