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제사를 정성들여 지내도 죽은 이는 살아오지 않는다. 외양간을 고쳐도 잃은 소는 되찾을 수 없다. 그렇다고 손 놓아야 할까? 비슷한 아픔과 손실이 반복되지 않도록 어제를 반추하며 오늘을 개선하는 것이 산 자의 몫이다. 그리고 개선은 과거의 희생이나 수고로움에 대한 예우와 선양까지 포함한다.

천안시는 25일 개회하는 임시회에 보훈명예수당과 참전유공자 수당 지급 관련해 두 건의 개정 조례안을 제출했다. 보훈명예수당 개정 조례안은 보훈명예수당을 2022년 1월부터 월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인상 지급이 골자다. 참전유공자 수당 개정 조례안은 참전유공자 명예수당을 월 15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인상하고 참전유공자 사망 시 그 배우자에게 지급하는 복지수당을 월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이다. 수당 인상으로 인한 예산 부담을 줄이고자 참전유공자 명예수당 인상 시기는 올해 7월 1일, 복지수당 인상 시기는 2022년 1월 1일부터 시행으로 계획됐다.

보훈명예수당과 참전유공자 수당 인상이 원안대로 의회에서 의결되면 내년 사업비는 20억 원이 증가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시대 재정 투입이 시급한 분야가 한 둘이 아니지만 개인의 안위보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예우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참전유공자의 경우 고령으로 연 평균 80여 명이 감소하고 다른 지자체에 비해 현재 천안시 보훈명예수당과 참전유공자 수당이 높은 편은 아니라는 점도 인상의 당위성을 더한다.

아울러 예우와 선양이 필요한 또 하나 과제가 있다. `천안동학농민혁명`이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작성한 `천안 동학농민혁명 연구조사 용역 최종보고서`를 보면 천안시 목천읍 운전리와 성남면 화성리 일대에 자리한 세성산(218m)에서 1894년 10월 벌어진 전투는 서울에서 출병한 정부군과 동학농민혁명군 사이에 벌어진 최초의 대규모 전투이자 동학농민혁명 당시 공주-청주 이북에서 벌어진 가장 큰 전투였다.

하지만 동학농민혁명 세성산 전적지는 산성이 문화재로 지정됐을 뿐 별도 안내문도 없다. 진입로도 협소하다. 세성산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조성 등 천안동학농민혁명의 위상을 높이는 일 역시 천안시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예우와 선양의 영역이다. 메멘토 모리, 역사는 이어진다.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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