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아빠' 대전시서점연합회 이동선 회장
지역 서점 활성화시키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있다. 지난 2월 발족한 `대전광역시서점연합회`, 그 중심에 이동선 계룡문고 대표(59·사진)가 있다.
`대전에 세계적인 책 마을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는 이 대표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곤 한다.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읽혀준 책만 1만 권이 넘을 것으로 추산할 정도다.
이 대표는 방문객들에게 `책 읽어주는 아빠`, `왜요 아저씨`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그에게 서점은 `책과 연애하고 결혼하는 공간`이다. 부부의 연을 맺을 때 배우자를 선택하듯 책과 관계를 맺는 것 역시 책을 스스로 고르는 경험에서 시작된다는 것.
이 대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등교 수업이 어려운 지금이야말로 서점 나들이를 적극 권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녀 손잡고 서점까지 걸어가기` 캠페인을 벌여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독일의 사례를 인용하며 "학교와 도서관 출입이 어려운 지금, 아이들에게 좋은 독서 환경과 능동적인 독서 습관을 기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 중심이 서점"이라고 강조했다.
"대학가와 학교 근처에 도서관과 서점이 많이 있어야 아이들 독서 습관 형성에 좋다"고 설명한 그는 "유흥가나 먹자골목만 있는 것도 아이들과 책이 멀어지는 데 한 몫 한다"고 지적했다.
무너져가는 지역 서점의 현실을 더 미룰 수 없어서 연합회를 만들었다는 그는 `마을이 세계를 구할 것`이라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을 인용하며 지역서점들의 자구적 노력과 함께 시설비 지원 등 지자체·정부 차원의 실질적 지원책 모색, 그리고 시민의 동참을 호소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주도하는 책 장려정책에 대해 이 대표는 "효과는 좋은 편이었다. 다만 예산적인 한계가 있었다. 예산이 많이 투입돼야 더 많은 책을 제공할 수 있는데, 아쉬운 감이 있다"고 피력했다. 특히 할인 제도의 문제점을 상기하며 "교육과 문화는 시장논리로 다가가선 안 되는데, 시장논리에 편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경기 활성화 차원을 넘어 아이들에게 `책 읽어 주는 아빠`라는 별칭을 얻은 그가 꿈꾸는 세상은 코로나19 언택트 시대에 또 다른 감흥과 반향을 얻고 있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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