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득원 대전시 기획조정실장
유득원 대전시 기획조정실장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포블레노우는 과거 100여 년이 넘는 동안 방직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적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1960년 이후 1300여 개가 넘는 공장이 탈산업화의 희생양이 돼 도시 전체가 쇠퇴의 길을 걷다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새로운 도시로 탄생하게 된다.

공공의 장기적인 발전 전략을 바탕으로 도심을 관통하는 도로와 항만 등의 기반시설과 함께 민간 주도의 정보통신기술(ICT)과 미디어, 바이오, 에너지, 디자인 등 첨단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기존의 낙후된 도시에 기업, 대학, 연구센터, 주거 등이 융합되면서 자연스럽게 우수한 인재들이 모이고 이로 인해 925개 기업들이 입주하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포블레노우의 사례처럼 대전 원도심 역시 수십 년간 산업·교육·문화 등의 구심점 역할을 해 왔으나, 현재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해 지역 인재와 기업들이 수도권이나 신도심으로 이동하면서 자연스레 인구가 감소하고 지역 활력이 떨어지는 상황을 맞이했다.

과거 위상을 회복하고 주변 신도심을 연결하는 지역균형 발전 중심지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과거 기업들이 기반시설을 잘 갖춘 저렴한 토지를 중요시했다면, 지금은 네트워킹과 인재 채용에 유리한 도심 중심지 입지를 요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혁신기업과 젊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선 기업들에게 유리한 특정 지역을 집중 투자해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한편으로 오늘날 청년층은 단순히 급여 외에도 문화, 편의시설의 접근성 등도 중요하게 생각해 다양한 분야의 산업과 교통, 문화, 교육, 주거 등을 함께 할 수 있는 일터, 놀이터, 쉼터가 어우러지는 도심지 내 집적을 요구하기 때문에 청년들의 꿈이 실현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대전 원도심에 조성될 도심융합특구는 공공과 민간이 협업해 삶-일-여가(live-work-play)를 함께할 수 있는 혁신지구로 청년들이 마음껏 그 꿈을 펼쳐 보일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심융합특구는 원도심을 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이 기업과 인재가 모일 수 있도록 산업·주거·문화 등이 우수한 복합 인프라가 갖춰진 고밀도 혁신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원도심 활력 회복의 출발점이 될 도심융합특구는 범정부 역량을 집중해 지역특색에 맞게 산업과 주거, 문화 사업을 융합해 공간을 정비하고 기업유치를 위한 각종 지원 프로그램이 통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대전은 대덕연구개발특구와 같은 과학기술 기반의 인프라와 우수한 인재를 바탕으로 한 기술창업 혁신생태계가 잘 조성돼 있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글로벌 혁신도시로 인정받고 있다.

대전역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2시간 내외로 접근이 가능한 교통과 물류의 허브도시다. 이런 장점을 갖고 있는 대전 원도심의 인프라와 도심형 혁신공간을 활용해 산·학·연·관의 협업을 통해 창업공간 Zone, 혁신확산 Zone, 성장엔진 Zone으로 구성하는 도심융합특구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도시재생 뉴딜사업, 혁신도시, 도심융합특구 조성이 완성되면 대한민국의 혁신성장을 이끌어갈 대한민국 중심도시 대전으로 새롭게 도약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대전시는 `혁신성장 선도도시 대전, 대전형 뉴딜의 거점화`라는 비전을 가지고 원도심을 새로운 균형발전의 성공모델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 지적재산권 특화산업, 철도산업, 헬스케어산업 등의 지역특화산업을 발전시키고, 창업기업이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소셜벤처 특화거리를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양질의 일자리와 쾌적한 정주환경을 조성해 혁신기업과 젊고 우수한 인재가 모여드는 도심융합특구를 만들어 원도심을 통한 대전 재도약의 기회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유득원 대전시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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