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대훈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부교수
곽대훈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부교수
지난 글에서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부모의 역할에 대해 지면 관계상 짧게 언급하였다. 부모 역할의 중요성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범죄학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십 년간 발표된 청소년 비행과 부모의 역할에 관한 국내 논문만 약 7000편이 넘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해외 연구를 포함하면 그 수는 2만 5000편 이상으로 보고되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유독 대부분의 연구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청소년 비행의 원인으로는 부모의 역할이다.

부모의 역할은 주로 부모의 감독(parental supervision)과 부모와의 애착(parental attachment)으로 구분해서 살펴볼 수 있는데 오늘은 부모의 감독에 관한 얘기를 우선하고자 한다. 감독(슈퍼비전)의 의미는 매우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부모의 양육방식과 관심을 뜻하고 주로 부모가 자녀의 일상생활에 관해 관심을 두는 정도로 나타낸다. 따라서, 부모로부터 제대로 된 관심과 지도를 받지 못한 청소년은 정상적 지도를 받는 청소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행을 저지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몇 해 전 학부모 연수에서 학교폭력예방교육을 한 적이 있었는데, 강의 후 한 어머님께서 당신이 맞벌이를 하다 보니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혹시 아이가 엇나갈까 걱정스럽다고 좋은 해결방법이 있는지 물어보셨다. 물론, 가장 간단한 해결책은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라는 조언일 것이나, 나의 답변은 부모의 관심과 지도는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하니 질로 승부하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흔히 부모의 관심과 지도라는 것을 자녀와 함께하는 물리적 시간의 개념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항상 회사 일에 바쁜 아버지가 주말에 시간을 내어 자녀를 워터파크나 놀이공원에 데리고 가는 경우를 종종 본다. 주중에 자녀와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했으니 주말이라도 멋진 기억과 시간을 만들겠다는 좋은 의도일 것이다. 다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형식적으로 자녀를 워터파크에 데리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같이 물놀이하고 대화하면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을 때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곽대훈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부교수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