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2부 박우경 기자
취재2부 박우경 기자
대전 지역 일부 자치구가 농민수당 지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역 모든 농업인에게 연간 30만-60만 원에 달하는 지역 사랑 상품권을 제공하겠다는 것인데, 서구와 유성구는 구 의회에서 대덕구는 자치구 스스로 수당 지급을 고려하는 모양새다.

농민수당은 전남과 충남 등 농업인 비율이 많은 도·시군에서 자체 조례를 제정해 지급하고 있다. 수당 지급으로 지역 농업인 소득을 보장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농업이 주는 환경 보전, 자연 경관 유지 등 공익적 가치를 인정한다는 측면도 있다.

문제는 대전 지역이 농업 도시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역계 일각에서는 코로나 19 감염 여파 등으로 사회 전 분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특정 직업 군에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특히 대전지역 자치구 재정자립도를 들여다보면 수당 지급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2020년 기준 대전 자치구 자립도는 전국 평균치에도 못 미치는 15% 내외다. 이마저도 서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구는 매년 재정자립도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자치구가 농민수당을 지급할 경우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기준 자치구 내 농업인들은 서구가 2632명, 유성구가 5952명, 대덕구가 2099명인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연간 최대 60만 원이 지급될 경우, 유성구는 35억 7120만 원, 서구는 15억 7920만 원이 소요된다. 수당액이 30만 원으로 가장 적은 대덕구도 연간 6억 원가량의 예산 사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막대한 수당 지급이 좋은 정책인지, 나쁜 정책인지 향후 찬반 논란이 전망되는 이유다. 지역구 주민에게 더 많은 것을 돌려주고 싶은 집행부·의회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무분별한 수당 지급 정책은 지역구 주민에게 자칫 독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야 할 것이다. 취재2부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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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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