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갔었어(신경숙 지음)=소설가 신경숙이 새로운 장편으로 돌아왔다. 상실을 통해 비로소 아버지라는 한 사람에게 가닿게 되는 과정을 그려낸 이 책은 아무 이름 없이 한 세상을 살다 가는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저자의 헌사다. 이 책은 삶과 세상에 대한 무르익은 통찰과 철학, 그리고 가족을 향한 연민에서 비롯된 깊은 사유를 응축해내며 가족의 나이 듦을 처음 바라보게 된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시리고도 찬란하게 펼쳐놓는다. 체험의 진정성 문제를 깊이 파고든 이 책은 `아버지`의 자리를 새로 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이 소설을 받아든 우리가 각자의 아버지에게 가야 할 차례다. 창비·424쪽·1만 4000원

△마지막 산책(나카미네 마사키 지음·야쿠 가오리 그림·송경원 옮김)="이 손으로 엄마를 돌보고, 이 손으로 엄마를 죽였다!" 실제로 일본에서 일어난 `간병 살인`을 주제로 감당할 수 없는 절망적인 가족 간병의 현실을 그려낸다. 과거의 사건을 현재로 소환해 가족주의에 기대온 돌봄의 허술함을 고발한 이 책은 간병 살인을 둘러싼 돌봄의 문제가 더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문제라는 인식에 한 발 더 다가가고자 한다.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닥쳐온 돌봄의 사회화에 대한 이야기. 지금이책·84쪽·1만 5000원

△우리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인디고 서원 엮음)=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경쟁만을 강조하는 교육 체제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담은 이 책은 입시 중심 교육 체제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살아남는 방법을 알게 하기 위해 사회 전체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물음표를 던진다. 과연 이 시대 학생들은 코로나19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오고 있을까? 교육 현장에서 직면한 문제와 앞으로 닥칠 새로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청소년들의 코로나19 교육 보고서. 궁리·212쪽·1만 1700원

△재판받는 쥐(임제 지음·최익한 옮김·송찬섭 엮음)=독립운동가와 사회주의운동가로 활동하다 월북해 격변의 시대를 살다 간 지식인 최익한의 성과를 모은 `최익한 전집`의 마지막 책. 늙은 쥐 일당이 국가의 창고를 침입해 곡식을 축낸 사건에 대한 창고신의 재판 과정을 다룬 조선시대 우화소설 `서옥설`을 최익한 스타일로 번역했다. 동물에 빗대 인간 사회를 비판한 이 책은 우화의 핵심인 알레고리적 기능을 약화시키면서까지 작가의 비판 의식을 직접적으로 노출시키기도 한다. 부조리한 사회 구조와 지배 계층의 허위와 비리를 거침없이 폭로함으로써 강렬한 사회 고발의 메시지를 보내는 책. 서해문집·216쪽·1만 5000원

△시간을 건너는 집(김하연 지음)=과거, 현재, 미래의 문을 선택해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문을 두드릴 것인가? 하얀 운동화를 신은 아이들에게만 보이는 `시간의 집`에 각자의 상처를 안고 모인 네 명의 아이들. 이들은 올해의 마지막 날, 시간의 집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세 개의 문 앞에 서게 된다. 아이들이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열어가던 중 선택의 날을 앞둔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사건이 벌어진다. 이야기는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이 절정으로 치닫는 가운데 선택의 날은 점점 가까워져 온다. 아이들은 결국 어떤 문을 선택할까? 선택과 시간, 그리고 희망에 관한 이야기. 특별한서재·248쪽·1만 2500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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