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표 청담어학원 세종브랜치 대표원장
임진표 청담어학원 세종브랜치 대표원장
공직자 땅 투기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누구보다 공정성을 강조했던 정부에서 가장 서민의 삶에 근접한 범죄가 일어났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고 할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부터 부동산 광풍이 불기 시작해서 전국을 휩쓸 때도 속은 상하지만 누구를 탓할 일을 아니었다. 그러나 음모론과 같이 치부되던 일이 실상에서 일어나니 국민들은 충격받을 수밖에 없다. 게임의 룰을 결정하는 감독이 게임을 진행한 꼴이 되었으니 부동산 광풍으로 상실감을 맛본 국민 입장에서는 본인들의 실패가 결코 운이 나쁜 탓만은 아니었고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의 희생양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우리를 더 슬프게 하는 것은 법을 너무 잘 알고 있는 탓에 작은 비용으로 최대의 보상비를 받을 수 있는 꼼수를 아무런 죄책감 없이 사용했다는 것이다. 한정된 사이즈 안에 희귀 수목을 심어 보상을 극대화한 것은 전문 지식 없이는 시도할 수 없는 범죄에 가까운 행위인데 본인은 물론 일가친척들이 합심해 자행했다는 것은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양심마저 저버린 행위다. 억울하면 LH로 이직하라는 내부자의 철 없는 언행은 대부분의 선량한 LH 직원들을 공공의 적으로 만드는 바보 같은 행위였다. 어찌 보면 내부자가 아닌 일반인이 공분을 더 부추기기 위해 만든 내용이라는 설도 있을 정도로 정상적인 생각을 가지고는 할 수 없는 언행이었다. 궁금한 것은 정말 LH에 입사하면 이러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을까다. 필자도 어린 시절부터 2층집에서 넓은 뜰을 꾸미고 사는 상상을 해왔기에 결코 쉽게 떨쳐버릴 수 없는 유혹이라고 생각한다. 가든이라고 하면 우리나라는 앞마당을 생각하는 영어에서 `garden`은 야채나 꽃을 심을 수 있는 땅을 의미한다. 엄밀히 말하면 정원의 뜻도 있지만 밭의 의미에 가깝다. 흔히 말하는 평평하고 넓은 마당은 `yard`라 한다. 건물에 부속되어 있거나 말끔하게 포장된 이미지가 강하다.

일반인이 쉽게 살 수 없는 토지를 구매해서 땅을 사용해서 2차적인 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인공적인 행위를 해서 보상을 받겠다는 생각은 공공적인 목적을 위한 토지 보상 제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토지란 농사를 짓기 위한 용도로 사용해야 하는데 투자의 수단이 되어버린 씁쓸한 현실은 성실히 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농민들에게도 힘 빠지는 소리지만 집 한 채 장만하기 위하여 영혼까지 끌어 모아 준비하는 직장인들에게도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즉각 토지에 대한 보상을 재정립해야 하고 최소 10년 이상 농사를 짓지 않았던 투자자들에게 피 같은 세금을 낭비해서는 안된다. 남이 땅을 사서 배가 아픈 것이 아니라 국민이 만들어준 힘으로 본인의 이득을 채우기에 급급한 자들에 대한 합리적인 분노인 것이다.

촛불혁명으로 일어난 정권이다. 비선 실세와 국가의 국부를 사금고처럼 이용한 무리에 대한 저항으로 일어난 정권이었다. 이러한 부정부패는 조직화되고 시스템화 되어 합법을 가장한 마피아의 발전단계처럼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누구를 위한 기관이고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묻고 싶다. 마당이 있는 작은 2층집 하나 갖기 힘든 현실 에 몇 만평을 소유한 LH 직원들이 원망스럽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세종시는 물론 전국의 개발정보를 입수해 사적이익에 사용한 모든 단체나 개인들도 찾아내어 몇 배로 배상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후손들이 망국적인 부동산 광풍에서 벗어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며 한 나라의 근간이 공무원 사회의 기틀을 마련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결국 부동산이 급등하기를 바라는 것은 가진 자들도 부동산 투기꾼도 아니었고 그러한 악행을 감시하고 감독해야 하는 일부 몰지각한 공무원들이었다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임진표 청담어학원 세종브랜치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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