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신입생 미달사태에도 대전 지역 재수학원 '99%' 마감
정시 확대 노리고 약대 목표하는 재수·반수생 늘어

사진=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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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절벽 현상 등의 이유로 신입생 미달 사태가 현실이 된 지방 대학들이 `존폐 위기`의 기로에 선 반면 재수학원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정시 비중 확대와 동시에 약학대학이 수능에서 학부생을 뽑기 시작하는 등 입시 제도 변화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것.

16일 지역 학원가에 따르면 대전 A 학원 재수정규반은 총 11개 반에 20명의 학생을 배정하는데, 현재 99%의 수강신청율을 기록했다. B 학원 재수정규반은 총 18개 반에 25-30명의 학생들이 강의실을 채우고 있다. B 학원은 학생들이 추가 등록하는 대로 신규반도 증설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재수학원의 수강료가 대학 등록금을 웃도는 월평균 90만 원 후반대에 형성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원가가 학생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붐비고 있다.

사교육계에선 `정시 확대`와 `약대 학부 전환`을 재수학원 호황의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교육부가 대학의 입시정책과 재정지원 사업을 연계하면서 수능위주전형 비율이 30%로 확대되는 수도권 대학을 노리고 입시에 뛰어드는 재수생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서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모 씨는 "현재 전주에 있는 국립대에 다니는데 아무래도 수도권에서 대학 생활을 하면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까 싶어 올해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방에 있는 대학교엔 자신처럼 반수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2022학년도부터 전국 37개의 약학대학이 수능을 통해 1학년 학생을 선발하는 입시 제도의 변화도 재수학원이 인기를 끌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2021학년도까지 전국의 약학대학은 학부 2년 이상을 수료한 수험생들이 3학년으로 편입해 4년을 다니는 2+4년제 체제로 운영돼 왔다. 한 사교육 관계자는 "약대 선발 예정 인원이 1700명을 넘어가면서 이공계 계열 학생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며 "기존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보다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수능으로 학생을 뽑게 되면서 약사를 목표로 삼던 사람들이 입시에 메리트를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에 `올인`하는 재수생 비율이 지난해 대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2021학년도 수능에서 재수생 비중은 27%로 2005학년도 수능이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전 C 학원 관계자는 "3월 모의고사와 6월 평가원을 치러야 대략적인 윤곽이 나오겠지만 변화하는 입시제도 요인으로 재수생 비율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정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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