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지역 경제계의 `포용과 화합`을 내세웠다.   신호철 기자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지역 경제계의 `포용과 화합`을 내세웠다. 신호철 기자
1932년 지역 상공인의 화합과 발전을 돕기 위해 태동한 대전상공회의소는 내년 설립 90주년을 맞는 명실상부 지역의 최대 경제단체다. 그간 대전지역 경제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지역 발전의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하지만 2006년부터 시작된 회장 선출 과정에서의 경선은 회원사 간 반목과 대립구도를 형성하며 항구적인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렇다 보니 지역 현안에도 단결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많았다. 15년 만에 대전지역 경제계 반목을 깨고 단일후보로 나서 당선이 된 정태희 회장에게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벌써부터 경제계 화합과 일치단결을 통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정 회장도 상의 안팎의 변화와 체질개선을 통해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각오다. 16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돌입하는 정 회장을 통해 새롭게 변모할 대전상의를 만나봤다.

대담=맹태훈 취재3부장 겸 세종취재본부장

정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지역 경제계의 `포용과 화합`을 내세웠다. 지역 경제계 화합을 통한 기업간 상승효과, 회원사 이익 창출, 경제계 목소리 수렴 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내걸었다. 기업유출이 지속되는 대전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상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인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선거에 나설 때부터 `포용과 화합`을 기치로 걸었다. 대전과 충남 9개 시·군 상공인간 협력은 물론, 대덕 첨단기업과 전통 제조·건설업 등과의 상승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대전상의는 양분화됐고, 대덕벤처와는 같은 지역에 자리했지만 분리된 단체였던 점을 타파하겠다는 복안이다. 회원사 뿐만 아니라 경제계의 목소리에도 귀기울일 계획이다. 통상적으로 나오는 목소리가 아닌 직접 만나 고충과 요구를 직접 수렴하기 위한 일정을 소화한다. 고충은 해결 방안 마련에 노력하는 한편, 요구는 수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적극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대·중소기업간 그리고 정부출연·민간연구소와 지역기업간 협력방안 발굴 계획도 빼놓지 않았다.

대전상의 내부의 변화도 예고했다. 선거 공신에게만 돌아가던 부회장직을 실무에 특화되고 각 분야와 지역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에게도 맡기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각계를 대표할 수 있어야 경제계의 목소리가 한 데 모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충남 지역에 상의 지회를 만들어 시·군 회원사들이 느꼈던 소외감도 해소한다. 일하는 대전상의가 그의 가장 큰 목표다. 회원사와 각계분야 전문가는 물론, 대전상의 조직이 함께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만들 계획도 내놨다. 회원사는 물론 지역사회가 함께 상생 발전하는 방향을 정확히 설정하기 위해서다.

참여가 저조한 대전상의를 변화시키기 위해 젊은 회원 활동도 독려한다. 구성원이 젊어질 때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회원사의 이익 창출도 도모할 방침이다. 회원사의 발전 없이는 대전상의 내부적인 발전도 어렵다는 것이 정 회장의 판단이다. 지역과 기관, 대학과의 연계에 가교 역할을 대전상의가 맡아 신사업 발굴, 첨단기술과 자본의 결합도 염두에 두고 있다. 대전지역의 자본을 가진 전통제조업과 건설업과 기술을 가지고 강세를 보이고 있는 벤처·스타트업과 융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대기업 협력업체와 R&D 기반이 수도권에 몰려 있던 것도 유치한다. 지역 기업들이 자본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점에 착안해 구상됐다.

다수의 기업들이 타 지역은 물론, 외국으로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개선안을 마련토록 중앙정부 또는 지자체에 건의한다.

정 회장이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등 직책이 많다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서는 오히려 기회라는 입장을 보였다. 삼진정밀을 30년간 이끌며 쌓아온 인프라를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으로 활동할 때에도 활용했던 만큼 맡은 직책들이 상승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공동모금회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중소기업들의 기부가 늘었던 점을 예로 들었다.

정 회장은 "지금까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경제계를 훌륭하게 이끌어 주신 선배 기업인 여러분과 전임 상의회장님들께서 쌓아놓은 업적을 계승하는 것은 물론, 많은 곳에서 쏟아지는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여전하고 아직까지 상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분들의 어려움을 달래줄 수 있도록 많은 변화를 시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리=임용우 기자

◇정태희 회장은

1958년 충남 태안에서 출생한 정 회장은 1991년 삼진정밀을 창업했다.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큰 목표로 삼고 활동 해온 그는 2008년부터 대전지방검찰청 범죄피해자지원센터 후원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마스협회 부회장, 대전지방국세청 자문위원회 부회장, 조달청 정부조달우수제품협회 부회장 등도 역임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을 맡아 나눔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2016년부터 2대에 걸쳐 대전상공회의소 부회장을 지냈던 그는 지난 13일 대전상공회의소 제24대 회장으로 취임하며 지역 경제계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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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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