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몇 해 전만 해도 `주식하면 망한다`는 게 통념이었지만, 현재 주식시장은 경험이 있든 없든, 젊은층이든 중장년층이든 나눌 것 없이 뛰어드는 곳이 됐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는 사회 속에서 안전성만 따진다면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는 모양새다. 푼돈을 모아 꼬박꼬박 저축해 가며 목돈을 모아 집을 사고 가정을 이루던 때는 어느덧 `라떼는 말이야` 시절로까지 치부되고 있다. 특히 길어지는 코로나19 상황 속 더 심화되는 실업문제와 주거빈곤 문제들은 모든 연령대에 다급함을 불러 왔다. 이로써 근로소득보단 불로소득이 각광 받는 시대와 함께 다수의 `영끌·빚투족`이 만들어진 것이다.
영혼을 끌어 모으고 빚까지 내 투자하는 건 지당 개인의 선택이다. 이들은 본인의 선택을 본인의 책임에 묻고 과감히 투자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이런 상황을 만든 건 개개인이 아니다. 투기와 투자 빼곤 살아남을 수 없다는 기조를 만든 정책에 그 배경에 있다. 정당히 일을 하고 공정히 투자하는 자들은 하염없이 제자리에서만 걷고 있는데, 투기에 불을 지펴 부동산값을 천정부지로 올린 자들은 그 결과가 들춰지기 전까지 떵떵거리며 잘만 살고 있다. 극심한 불평등을 만든 경제정책은 여전히 대책마련엔 눈 감고 있는 것만 같다.
이러한 사회 풍조를 변화하는 시대상과 젊은이들의 패기로만 봐선 안 된다. 안정적인 고용과 소득이 보장되는 사회라면, 모두 평등한 위치에서 시작하고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면, 그 누구도 안전을 포기하고 위험을 택하진 않을 것이다. 취재3부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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