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사회적기업 '농부의 등대'
천안 불당동 로컬푸드매장 개설

[천안]도시민과 농민에 상생의 불을 밝히는 `농부의 등대`가 도심 한복판에 터를 잡았다. 농민에게는 새로운 판로를, 도시민에게는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며 생산자와 소비자의 밥상 공동체를 실현해가고 있다.

천안의 신흥 도심으로 아파트 단지와 각종 점포가 밀집한 불당동 지엘더샵 상가에 올 해 초 `농부의 등대`가 개장했다. 56㎡ 면적의 매장 안은 이름처럼 농부들이 정성들여 키운 각종 농산물이 빼곡하다. 농부의 등대는 다양한 품종을 생산하는 지역의 소농, 가족농, 고령농의 안정적이고 꾸준한 공급처 마련과 도시민과 농민의 접점을 확대하고자 천안농민회가 수년 간 준비해 탄생했다. 농민회 회원 농부들이 주주나 책임자, 실무자로 참여했다. 농부의 등대 김정철(45·사진) 대표도 입장에서 11년간 표고버섯을 재배한 농부다.

농부의 등대는 도시의 식탁을 비추기 위해 세심함도 발휘했다. 냄새 때문에 집에서 생선구이가 망설여지는 도시민들을 위해 매장 한쪽에 화덕을 설치, 생선구이를 판매하고 있다. 화덕 생선구이는 농부의 등대 인기 상품 반열에 올랐다. 1인 가구 증대 수요에 맞춰 농산물 대부분은 낱개 단위로 소분했다. 매장 주방에서는 요리실력이 검증된 직원들이 지역의 제철 농산물이 지닌 맛을 십분 살린 반찬을 즉석 조리해 판매한다. 지난달 대보름에 맞춰 선 보인 봄나물과 오곡밥 세트는 완판을 기록했다. 고객들 편의성을 더하고자 최근에는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런 시도에 힘 입어 농부의 등대는 입소문을 타며 단골 고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김정철 대표는 "수익금 중 일부는 농부의 소득 안정을 위한 농촌 기여금으로 사용한다"며 "농부의 신념으로 바르게 키우고 농부의 눈으로 골라낸 진짜 먹거리를 만날 수 있는 농부의 등대가 지역 곳곳에 더 많이 세워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농부의 등대는 매주 일요일 문을 닫는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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