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임대 사무실 월 평균 수천만 원 임대료 부담
대전시, 화상경마장 제안 했지만…소진공 '난색'

(로고_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로고_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2014년 1월부터 대전 중구에 둥지를 틀고 있던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이 기관 이전 가능성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 이전에 이어 창업진흥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신용보증재단중앙회 등 산하 공공기관들이 이미 `탈 대전`을 결정한 상황에서 소진공 추가 이탈 가능성까지 점쳐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일하게 남아 있던 소진공까지 지역을 떠날 경우, 충청권 대표 도시로서의 대전시 위상이 크게 흔들리는 것으로 예상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1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시와 소진공은 기관 이전 관련 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두 기관의 입장을 확인한 결과 소진공은 대전 잔류와 세종 이전 가능성을 동시에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 중구 한 민간 건물의 임차인 신분인 소진공은 매달 수천만 원의 임대료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내부에선 `월 8800만 원 이상의 임대료를 지불하면서 대전에 남아야 하냐`는 의견이 흘러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999년 전국 13개 소상공인지원센터로 문을 연 소진공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4년 `소상공인진흥원`과 `시장경영진흥원`을 통합해 출범했다.

몸집이 커진 소진공은 현재 6개 지역본부를 두고 있다. 상주 직원은 300여 명에 달해 세종 이전을 확정한 중기부(500여 명)에 버금가는 조직 규모다.

소진공 측은 대전시에 이전 건물 또는 부지를 제안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개발 수요가 집중되는 대전역 일원 혁신도시 지역 또는 역세권 개발지역 등이 적합지라는 복안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여의치 않을 경우 세종 이전 당위성으로는 중기부가 내세웠던 업무 연계 효율성 등을 꼽고 있다.

중기부에 이어 산하 공공기관의 탈 대전을 막지 못한 대전시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공공개발로 방향을 튼 대전유성복합터미널 내 가칭 `행정청사` 입주를 소진공에 제시했지만, 지지부진한 터미널 신축 계획 등을 사유로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이에 시는 최근 소진공에 추가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마사회의 매각 결정이 완료된 대전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매입 또는 입주를 권했다.

그동안 시는 화상경마장 폐쇄 결정에 따른 후속대책으로 한국마사회 측에 건물의 기부채납을 요청, 이를 통한 활용 방안을 모색해 왔다. 하지만 마사회 측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등에 따른 적자경영을 고려해 건물 매각을 최종 결정했다.

건물 폐쇄를 앞두고 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화상경마장 향후 활용 방안을 물색하던 시는 소진공에 건물 매입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진공은 이에 대한 확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리모델링 등을 포함해 추가 수선·수리비용이 드는 곳이 아닌 신축 건물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대전시 관계자는 "화상 경마장 제안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앞으로 적극적인 논의를 거쳐 다른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진공을 대전에 남게 하겠다는 방침은 변함 없다"고 강조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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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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