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 故박용래시인 생가 터 복원 추진위원회 이사. 사진=한국문인협회 대전지회 제공
홍인숙 故박용래시인 생가 터 복원 추진위원회 이사. 사진=한국문인협회 대전지회 제공
`눈물의 시인`이라 불리던 고(故) 박용래(1925-1980) 시인의 문학적 가치와 정신을 살리기 위해 대전문인협회가 발 벗고 나섰다.

지난 2008년 중구 오류동 부근 박 시인이 20년 동안 거주했던 생가가 철거되고 공영주차장이 들어서면서 더 이상 그의 자취를 찾을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박 시인을 추억하는 대전문인협회에선 그의 업적을 알리기 위해 위치안내판 설치와 표지석 주변 재정비, 벽화 등 그를 추모할 수 있는 지난 2일 조성을 끝마쳤다.

손혁건 한국문인협회 대전지회장은 "언제부터인가 임직원들끼리 모이는 자리에 박 시인의 `눈물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화두가 됐다"며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던 이사진들은 제대로 그를 기릴 수 있는 일을 구성해 성과를 내보자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급기야 박 시인이 거주했던 중구 오류동을 홍보하고 시인을 재조명하자는 취지에서 대전문인협회에선 `故박용래시인 생가 터 복원 추진위원회`를 지난해 8월 만들었다. 홍인숙 이사를 추진위원장으로 추대하고 손혁건 회장은 물론 가기천 수필가와 최중호 수필가, 안시찬 시인, 조남명 시인, 송은애 시인 ,박용래 시인의 사위 이성 시인까지 합류했다.

먼저 추진위는 박 시인의 옛 집터에 세워져 있는 `청시사 표지석`을 찾았다. 홍 이사는 "코로나19의 창궐에 대비되는 초라한 표지석을 바라보며 마음은 아팠지만, 표지석이라도 남아 있으니 정비라도 할 수 있도록 의견을 나눴다"며 "다행히 중구의회 의원과 연결이 돼 오류동 주민자치센터와 소통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홍 이사는 또 "박용래 시인을 떠올리며 소개할 장소는 세 곳이나 된다"며 "테미오래와 보문산 사정공원, 박용래 시인의 집터 표지석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동안 충남도지사관사촌으로 알려진 대전광역시 중구 대흥동 원도심에 위치한 `테미오래`에서 박 시인에 관한 자료를 전시한 행사가 열렸다. 충남도지사공관을 포함한 9개의 관사로 구성된 테미오래 내 `1호 관사 역사의 집`에서 "숨은 꽃처럼 살아라"라는 이름으로 개최한 시인 박용래 대전문학기록 아카이브 특별전이었다.

홍 이사는 "을씨년스러운 겨울을 건너 봄이 오듯 이제 황량했던 청시사 집터에는 안내판을 비롯하여 새롭게 단장한 박 시인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며 "대전 문학계에 한 획을 그었던 그를 기억하는 시민들이 찾아와 작은 관심이라도 기울인다면 뿌듯할 것 같다"고 전했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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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건 한국문인협회 대전지회장. 사진=한국문인협회 대전지회 제공
손혁건 한국문인협회 대전지회장. 사진=한국문인협회 대전지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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