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10시 30분쯤 세종시 연서면 와촌리 인근에는 단층의 소규모 주택 5채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날 주택 주변에 놓인 자전거 등에는 먼지가 쌓여있었다. 사진=천재상 기자
10일 오전 10시 30분쯤 세종시 연서면 와촌리 인근에는 단층의 소규모 주택 5채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날 주택 주변에 놓인 자전거 등에는 먼지가 쌓여있었다. 사진=천재상 기자
"3년 전쯤 갑자기 작은 조립식 주택이 들어섰어요. 처음엔 사람 살 것처럼 이것저것 가져다 놓더니 최근엔 왕래도 거의 없네요." 세종시 연서면 와촌리의 50대 주민 A씨가 마을 한 켠에 놓인 조립식 주택을 가리키며 말했다.

"가끔 사람이 드나드는 것 같긴 한데, 마을 주민은 아닌 것 같아요. 가건물이 마을 곳곳에 지어진 직후 국가 산업단지로 지정돼 놀랐어요." 와촌리에서 과수를 재배하는 70대 주민 B씨는 이렇게 말했다.

10일 오전 10시 30분쯤 스마트국가산업단지 예정지인 연서면 와촌리. 수십 채의 농가가 모여 있는 농촌 한 구석에 단층의 소규모 조립식 주택 다섯 채가 놓여있다.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인근의 여느 집과는 달리, 이들 조립식 주택은 비교적 깔끔한 외관을 갖고 있어 위화감을 풍기고 있었다. 또 건물 주변에는 이제 막 심은 듯 보이는 작은 묘목들이 자라고 있는 점도 새로 건축한 집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주택 외벽에는 작은 구멍을 통해 LPG가스통이 설치돼있고, 유리창은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도록 블라인드가 드리워져 있었다. 하지만 사람의 왕래가 적은 듯, 주택 주변에 놓인 자전거와 의자 등에는 먼지가 수북히 쌓여 있었다.

이곳으로부터 약 30여m 떨어진 곳에는 창문에 비닐조차 뜯지 않은 가건물 2채가 자리잡고 있었다. 건축물 대장상 `단독 주택`으로 신고 됐지만, 배관이 막혀 있고 주택 진입로는 검은색 줄 등으로 가로막혀 있는 등 사람이 실제로 거주하는 곳으로 보기 어려웠다.

국가 산업단지 예정지에 들어선 이들 주택이 토지 보상을 노린 `투기용 건물`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예정지역 발표 직전에 조립식 집을 짓거나 농지에 나무를 심는 등의 행위는 각종 보상을 노린 투기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근 부동산 업자는 이 같은 투기 행위가 지역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주장했다.

공인중개사 C씨는 "농지에 갑자기 지어진 가건물 대부분은 토지 보상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예정지역 정보를 사전에 듣고 투기 목적으로 건물을 급히 세우지 않았겠느냐"며 "이미 3년 전에 투기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땅을 사고 조립식 주택을 지었다는 소문이 돈다. 토지 보상가를 높이기 위한 묘목들도 곳곳에 심겨져 있지 않느냐"고 귀띔했다. 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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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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