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지역 아파트 전경. 사진=대전일보DB
세종 지역 아파트 전경. 사진=대전일보DB
천정부지로 치솟는 세종시 아파트 가격이 지역 인구 유출을 부추긴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87%, 전세값은 2.95% 증가했다. 이는 2020년 1월 이후 14개월 연속 상승한 것이다.

이 같은 증가세는 지난해 국회 세종의사당 등 `행정수도 완성론`을 필두로 시작됐다. 국회 세종의사당 논의가 본격화 되기 전인 2017년, 규제지역으로 묶인 세종시의 부동산 시장은 대출규제 강화로 얼어붙었다. 지난 3년간 아파트 거래량은 바닥을 쳤고, 매매·전세값도 소폭의 등락만 거듭했다.

2017년과 2018년, 2019년 세종시의 아파트 매매 가격지수 변동률(누계)는 각각 4.27%, 1.03%, 마이너스(-) 2.12%로 집계됐다. 전세 가격지수 변동률(누계) 또한 2017년에는 마이너스(-) 7.05%, 2018년은 0.72%, 2019년은 마이너스(-) 2.51%로 나타나는 등 현재의 폭등세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지난해 정치권을 중심으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KTX세종역 등 행정수도 완성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며 지역 부동산 시장은 들썩이기 시작했다. 지난 한해 동안 세종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무려 44.93% 올랐고, 같은 기간 전세값도 60.6% 폭등했다.

세종 지역에 전입은 줄고 전출이 늘어나는 이유가 집값 폭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내 집 마련`을 하지 못 한 시민들이 급등하는 아파트 전세가격을 견디지 못 하고 역외로 유출된다는 것이다. 세종 전입(관내 제외) 인구는 2018년 5만 7983명, 2019년 5만 4017명으로 줄더니 지난해에는 4만 8889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전출 인구(관내 제외)는 매년 증가세다. 2012년 1만 587명, 2014년 1만 2615명, 2016년 2만 690명, 2018년 2만 6550명에서 지난해 3만 5864명을 기록했다.

세종 지역 직장인 A씨는 "세종시로 전입할 때만 해도 2억 원에 전세를 구했는데 최근 들어 전세 값이 4억 원 가량으로 폭등했다. 전세자금대출도 받기 어려워 결국 가족들과 대전행을 택했다"고 하소연했다.

부동산 전문가 역시 탈세종 움직임의 가장 큰 원인을 치솟는 집값으로 보고 있다.

김동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세종지부장은 "탈세종 행렬의 주된 이유는 전세값 폭등이다. 지역 발전 가능성을 보고 세종시로 전입 온 시민이 급등한 전세가격을 감당할 수 없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라며 "임대차 3법 이후 전세 가격이 폭등하며 이 같은 현상을 더욱 부추긴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세종시도 이 같은 문제에 따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 4일 브리핑을 열고 "기관들이 추가로 이전하고 인구 유입도 이뤄져야 하는데, 집값 상승이 방해요인이 될 수 있다. 임차 가구와 무주택 가구가 적지 않고 청약 경쟁률도 높아지는 등 무주택자에 대한 우선적인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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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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