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공급 일정 지연에 발목
"위험 부담 증가 우려…AZ라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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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감염 사태로 장기간에 걸쳐 최일선 현장에서 고군분투 중인 감염병 전담병원 의료진 등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다른 종합병원 등 고위험 의료기관은 이미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방역의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감염병 전담병원의 경우 특정 백신의 수급 지연 등으로 확실한 접종 일정 계획 자체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8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세종 지역 감염병 전담병원인 세종충남대병원은 당초 9일부터 의료진을 시작으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백신인 화이자를 공급받지 못하면서 일주일 가량 순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9일을 시작으로 12일까지 세종충남대병원에서 화이자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될 예정이었다"면서 "그런데, 화이자 백신 공급이 전국적으로 늦어지면서 일주일 뒤인 16일부터 접종하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대전 지역 감염병 전담병원인 충남대병원, 을지대병원, 대전보훈병원 등 3개 종합병원도 접종 기간이 순연됐거나 아직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충남대병원의 경우 당초 오는 15일부터 백신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분원인 세종충남대병원의 접종 계획 지연에 따른 영향으로 좀 더 순연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른 고위험 의료기관이자 종합병원인 대전성모병원은 지난 5일부터, 건양대병원은 8일부터 백신 접종이 이뤄지는 것과 비교할 때 최소 1주일 또는 최대 2주일 정도 늦게 백신 접종이 늦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이들 종합병원은 코로나19 백신으로 화이자가 아닌 아스트라제네카(AZ)를 맞고 있다.

이에 대해 전담병원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코로나 감염 관련 최일선에서 뛰며 감염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감염병 전담병원에 종사하는 상황인데, 백신 접종이 늦어지면서 감염 노출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커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감염병 전담병원 한 관계자는 "다른 종합병원들은 접종이 시작됐는데도, 감염병 전담병원의 접종 일정도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내부에선 의아해하고 있다"면서 "화이자 백신 공급이 수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그렇다면 AZ 백신이라도 감염병원 종사자들에게 맞춰야 하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 보건당국 한 관계자는 "정부 지침에 따라 감염병 전담병원 종사자들은 화이자 백신을 맞게 돼 있다"며 "다음 주부터 화이자 백신 배송이 이뤄질 예정으로, 이에 맞춰 감염병원별로 접종 계획이 수립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6일을 시작으로 열흘간 국내 코로나19 백신 누적 접종자는 총 31만 6865명으로 집계됐다. 2-3월 우선 접종 대상자 가운데 약 41.5%가 접종을 마쳤다. 이 가운데 AZ 백신을 맞은 사람은 31만 1583명, 화이자 백신은 5282명으로 각각 파악됐다. 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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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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