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급등·일자리 부족탓… 작년 타 시도 전출 3만 5864명

세종시 아파트 단지 [사진=대전일보DB]
세종시 아파트 단지 [사진=대전일보DB]
2012년 출범 이후 대전과 충남·북 등 인접 지역의 인구 유입을 바탕으로 가파른 인구 증가세를 보여온 세종시의 양적 성장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년 세종에서 떠나는 인구와 새로 들어오는 인구 간 격차가 줄어들면서 순 유입 인구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 아파트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에는 3만명 이상이 타 지역으로 이삿짐을 꾸렸다. 행정수도 완성과 함께 인구 80만 도시를 계획하고 있는 세종시의 목표 달성에 차질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8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세종시 인구는 36만 2859명으로 출범 당시 인구(11만 5388명)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종시 인구는 전입 인구 증가 등에 힘입어 출범 3년 만인 2015년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어섰고, 2018년에는 31만 9066명을 기록하는 등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타 시도에서 유입되는 인구가 점차 감소하면서 전체적인 인구 증가 속도가 이전보다는 다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출범 첫 해 2만 8080명으로 시작된 세종 전입(관내 제외) 인구는 2014년 4만 6071명, 2016년 5만 506명으로 증가하다 2017년 5만 8828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18년 5만 7983명, 2019년 5만 4017명으로 줄더니 지난해에는 4만 8889명으로 떨어졌다.

반대로 타시도로 떠나는 전출 인구(관내 제외)는 매년 늘고 있다. 2012년 1만 587명, 2014년 1만 2615명, 2016년 2만 690명, 2018년 2만 6550명에서 지난해에는 가장 많은 3만 5864명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최고 5만 3044명(2015년)까지 올랐던 세종시의 순이동(전입-전출) 인구는 지난해 1만 3025명으로 급감했다. 출범 첫 해 순이동 인구(1만 7493명)보다도 낮은 수치다. 특히 인근 대전·충남 등으로 전출되는 인구 증가가 확연하다. 대전으로 전출된 인구의 경우 2012년 2367명에서 지난해 8254명으로 크게 늘었다. 충남으로 전출된 인구 역시 동기간 2074명에서 5105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상황이 이러하자 2030년 계획인구를 80만 명으로 설정한 세종시의 2030 도시기본계획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공개된 대전세종연구원의 연구보고서(2040년 세종도시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이슈도출)를 살펴보면, 세종시는 당초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지역 인구 50만 명에 읍면지역 30만 명을 더한 80만 명을 2030년 계획인구로 정했다. 하지만 보고서에서는 먼저 기존 계획에서 제시한 단계별 2020년 인구 목표치가 41만 6000명으로 현재 인구와도 큰 차이가 있음을 지적했다. 여기에 2025년에는 54만 4000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 추이로는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급격하게 오른 지역 부동산 가격과 부족한 청년 일자리 문제 등이 인구 유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은 아니지만 대학 유치나 청년 일자리 지원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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