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오세훈·안철수 시기·방식 이견... 與 박영선·김진애 논의 헛바퀴

거대 여야 양당들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확정하고도 진영내 단일화를 놓고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이번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양 진영은 어떻게 단일화를 완성해 내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고 보고, 후유증 없는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으나, 후보 및 정당간 셈법이 복잡해 미묘한 물밑 신경전만 펼치는 양상이다.

10년 만에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노리는 야권에선 단일화가 가장 큰 숙제다. 여권과 달리 국민의힘 주자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아 저마다 유리한 단일화 방식 및 시기를 고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양 진영에선 본격적으로 단일화 협상을 벌이는 것을 떠나 후보들이 언제 첫 만남을 가질지도 미정이다. 연초부터 여론조사 지지율 야권 1위를 달려온 안철수 후보는 후보끼리 신속히 만나 실무 협상의 물꼬를 트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지난 주 당내 경선에서 극적 승리를 거둔 오세훈 후보는 지지율 상승세로 역전이 멀지 않았다고 자신하며 느긋한 태도를 보인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우선 이번 주 초 공동선거대책본부를 꾸리고 그동안 경선 후보들로 분산됐던 지지층을 하나로 모으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지지층 결집과 당내 절차를 우선한 뒤 안 대표를 만나겠다는 취지다.

단일화 협상에서는 토론 횟수, 여론조사 문항 등이 쟁점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출마 기호를 몇 번으로 할지에 대한 기 싸움이 마지막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 등록 기간이 18일-19일인 만큼, 단일화 시한은 19일이다. 불과 12일 만에 단일화 협상부터 TV토론, 시민투표까지 마쳐야 하는 촉박한 일정이기에 자칫 각자 후보 등록을 강행한 뒤 선거 직전까지 협상을 이어나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후보등록 전까지 마무리하는 게 최선일 것이라는 게 당내 중론이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단일화 논의 역시 일정과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단일화 절차를 신속히 매듭짓자고 주장한다. 높은 대중 인지도를 바탕으로 단일후보 선출이 유력한 자당 박영선 후보를 중심으로 본선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김진애 후보를 내세운 열린민주당은 최소 세 차례의 양자 토론을 거치며 막판까지 단일화 절차를 끌고 가야만 유권자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맞서고 있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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