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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단위농협, 영업구역 놓고 갈등?

2021-03-04 기사
편집 2021-03-04 18:39:50
 정민지 기자
 zmz1215@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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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회 소속 농협은행 지점 진출 시 단위조합 지점 위치 등 고려
세종 반곡점 등 빈 상가에 중앙회 지점만 덩그러니… 고객 접근성 떨어져

첨부사진1농협중앙회-단위농협 갈등[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대전일보DB]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NH농협은행과 단위농협이 영업구역을 놓고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농협은행이 신규 점포를 개설하려면 지역내 기존 단위농협의 사실상 '허락'이 필요하지만 단위농협은 영업구역과 고객을 뺏길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단위농협 점포와 거리가 떨어진 엉뚱한 자리에 농협은행 새 점포가 들어서거나 일반 고객을 상대하는 소매금융보다 이용률이 적은 기업금융 전문점포로 개설되는 건 이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과 단위농협은 같은 뿌리를 갖고 있지만 엄연히 별개의 법인으로 분리운영되고 있다. 지근거리에 농협은행과 단위농협이 위치할 경우 비슷한 간판을 건 두 은행의 묘한 경쟁 구도가 그려지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내규상 농협은행과 단위농협이 위치할 수 있는 거리는 400m로 제한돼 있다. 이 거리만 지키면 농협은행과 단위농협 모두 새 점포를 개설할 수 있지만 주도권은 통상 자리를 '선점'하기 쉬운 단위농협에 있다. 농협은행은 상권에 따른 예상수익 규모 등을 따져본 뒤 위치하기 때문에 비교적 입점에 오랜 시일이 걸리는 반면 단위농협은 개발예정지나 빈 영업구역에 곧바로 들어선다. 일각에서는 단위농협 조합장이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영향을 미쳐 농협은행이 새 점포를 개설하려 해도 단위농협 인근이면 문을 열기 쉽지 않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지역 농협은행 한 관계자는 "각 단위농협 조합장들이 투표권·후보 등록 등 중앙회장 선거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며 "따라서 농협은행은 이들 단위농협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상권이 다 들어차지 않은 빈 상가에 농협은행 지점만 덩그러니 있거나 아예 기업금융 전문 점포로 방향을 틀어 개설하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농협은행 세종반곡동지점은 지난해 2월 세종국책연구단지 인근 한 상가 2층에 자리잡았다. 이 상가는 1층에 햄버거 가게가 들어와 있을 뿐 공실이 많고 상권이 형성돼 있지 않은 곳이다.

이를 두고 농협중앙회가 지역농협을 의식하고 좋은 입지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지점에서 불과 1㎞ 떨어진 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입지해 있는 등 여건은 더 낫지만 이미 2016년부터 단위농협인 남세종농협 소담지점이 영업을 하고 있다. 남세종농협 본점·용포지점이 자리한 세종시 용포리에는 농협중앙회가 진출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자동화기기 한대만 설치해 놓았다. 대전지역에선 둔산동 갤러리아백화점 앞 네거리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신한·KB국민 등 대표 시중은행이 모여 있는 주요 금융지대다. 이 자리엔 농협은행이 아닌 축협농협이 자리해 있다. 지역 한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역본부에서도 영업구역이 겹치지 않도록 점포 지역을 선정하고 있다"며 "지역농협 자생력 강화을 위한 배려 차원"이라고 말했다. 정민지·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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