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검찰에서 할 일은 여기까지" 사실상 정계진출 선언... 충청대망론(?) 주목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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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전격적으로 검찰총장 직에서 물러났다. 윤 총장은 이날 `검찰에서 할 일은 여기까지`라며 사실상 정계진출을 시사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사의 표명 1시간만에 이를 수용했다.

윤 총장의 사퇴를 둘러싸고 여야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여야 모두 향후 파장에 예의주시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쟁력 있는 충청대망론 주자를 고대해온 지역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사 앞에서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정계진출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처럼 윤 총장은 `중수청`을 사퇴 계기로 밝히고 있지만, 정가에선 사실상의 정계진출 및 대선출마 선언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이 사의를 밝힌 지 1시간 만에 수용했는데, 청와대 역시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이로써 윤 총장은 2019년 7월 검찰총장에 임명된 지 1년 8개월 만에 검찰을 떠나게 됐다.

여야의 반응은 극명히 갈렸다. 여당에선 비난이 빗발쳤다. 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윤 총장을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규정했지만, 정계진출시 현 여당의 반대 편에 설 가능성이 높고, 각종 여론조사결과에서도 그 파괴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보수야권에선 윤 총장을 옹호하고, 정계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무적인 분위기가 일단은 대세다. 하지만 당권과 대권을 놓고 내전을 치러야 할 중진 및 잠룡들을 중심으로 정치 셈법에 따라 관계설정이 달라질 수 있어 환대와 옹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부친의 고향과 종중 집성촌이 충청에 있어 충청대망론 주자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에서 충청 정가와 정치인들의 대처와 행보가 주목된다. 윤 총장 역시 정가의 관측대로 대선에 출마한다면 충청 민심에 어떻게 다가서고, 관계를 맺는 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초기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윤 총장에 대해 지역에서, 특히 보수지지층에서 우호적인 기류는 분명 있으나, 충청대망론까지 연결되고, 완성될 지는 아직까지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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