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아파트 중위매매가 3억 넘어 오름세 지속

[사진=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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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집값에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르기 전 집을 장만하는 것은 상승장 막차에 올라타는 모험일 수 있고 집값 안정을 기대하며 지켜보자니 초조하다. 부동산 업계에서도 `늦을수록 비싸게 산다`는 매매론과 `자칫하면 상투 잡는다`는 관망론이 엇갈리고 있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전지역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올 1월 3억 원 선을 넘어섰고 2월엔 3억 1385만 원으로 올랐다. 중위가격은 주택 매매가를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위치하는 가격을 뜻한다. 지역 내에선 유성구의 가격 상승세가 도드라진다. 2월 유성구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4억 4500만 원으로 5개 자치구 중 가장 높다. 지난해 11월(4억 250만 원) 4억 원대로 올라섰다.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1월 1.46%에서 2월 1.65%로 상승 폭을 키웠다. 전국 및 5대 광역시 평균(1.31%)을 웃도는 수치다. 부동산원의 `2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로 정부의 다중 규제와 2·4 주택공급 대책 발표에도 매매가 상승을 이어간 것이다.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역시 1월 2.09%에서 1.71%로 변동 폭이 줄었으나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중위전세가격은 2억 1966만 원(유성구 3억 원)으로 오름세다. 무주택자들이 아파트 매매·전세가 동반 상승 흐름에 대한 불안심리로 주택 구입에 뛰어드는 이른바 패닉바잉(공황구매)이나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영끌` 매수의 기로에 선 배경이다. 청약제도는 시시때때로 뒤바뀌고 경쟁은 치열해 아예 청약을 포기하는 `청포자`들도 주택 매입 대기줄 합류를 고민하고 있다.

지역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자고 일어나면 아파트값이 오르고 청약에 당첨되리라는 보장은 없으니 구축이라도 위치가 좋은 아파트는 매수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신혼부부들에게 인기가 좋은 한 25평 아파트가 현재 매매가 4억 원 수준인데 앞으로 1억 정도는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실수요자라면 하루라도 빨리 물건을 잡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아파트 가격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실수요자들이 성급히 매입하는 건 금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서용원 대전시지부장은 "향후 1-2년내 아파트 가격이 주저앉지는 않겠지만 단기간내 대전 집값이 너무 올랐고 가격이 조정을 받을 때가 됐다는 인식이 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다"며 "외지 투기세력이 올려놓은 아파트 가격 프리미엄을 실수요자들이 무리한 빚을 내 받쳐준다면 최고가에 사고 가격이 떨어져 상투를 잡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늦어도 5년 내에는 대전 아파트 가격이 한번쯤 꺾이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서서히 퍼지고 있다"면서 "올해 대전에서 2만세대 가까이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므로 서둘러 주택을 구입하기보다 청약 기회를 노려보는 게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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