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기자수첩] 마녀사냥

2021-03-04 기사
편집 2021-03-04 07:59:05
 박상원 기자
 swjepark@daejonilbo.com

대전일보 > 오피니언 > 대일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핀터레스트
  • 기사URL 복사

첨부사진1취재2부 박상원 기자
최근 체육계에서 '학교폭력미투' 소식이 꼬리를 물고 있다. 과거 폭력을 당했던 사실을 피해자가 뒤늦게 폭로한다는 의미를 담은 '학폭미투'로 인해 프로스포츠계가 흔들리고 있다. 이니셜만 들어도 짐작이 가능한 A구단은 팀의 주력선수를 잃어버렸고, 올 시즌을 이끌어 가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최근 문체부와 교육부는 '학교운동부 폭력 근절·스포츠 인권보호 체계 개선 방안'을 심의, 의결했다. 핵심은 과거 학교폭력을 일으킨 선수는 대회 참가가 제한된다. 또, 눈에 띄는 점은 프로스포츠 구단과 실업팀, 국가대표, 대학 등에서 선수를 선발할 때 학교폭력 관련 이력을 확인해 선발을 제한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책이 마련돼도 학폭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학폭은 주로 음지에서 일어나는데, 서류상 이력을 확인한다고 학폭 가해자를 거를 수 있는 대책이 될지 의문스럽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문서로 뭐라도 실행해야 하는 공무원들의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이번 대책이 피해자 중심으로만 이뤄져 제 3자로 볼 수 있는 구단에 과한 책임을 전가한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구단에선 기껏 좋은 선수를 선발한 후 특정 선수가 학폭 가해자로 지목되면 구단 이미지 하락 등 책임질 범위가 넓다. 누리꾼들 중에는 "구단이 무슨 죄가 있냐, 선수 개인의 과거 잘못을 구단과 결부하는 건 과한 처사"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번 사건에서 짚어봐야 할 부분이 있다. 피해자가 SNS 등을 통해 과거 학폭사실을 폭로하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 특정인을 마녀사냥에 나선다. 도마 위에 오른 선수가 폭력을 가한 사실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마치 그 폭로가 사실인 양 여론은 무자비하게 돌을 던진다. "과거 폭력을 당했다"라는 피해자의 폭로가 물증이 된다. 물론 과거의 잘못된 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다. 그렇지만 사실을 실제로 생각하는 것도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박상원 취재2부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swjepark@daejonilbo.com  박상원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