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시내버스 B사, 주주총회서 대표 3억 성과급 지급 의결,
보조금 지원 속 성과급 부정적 여론 비등, B사 "지급 않겠다" 해명

천안의 한 시내버스사가 주주 총회에서 대표이사에게 성과급 3억 원 지급을 의결해 빈축을 샀다. 사진은 천안 도심에서 시민들이 시내버스를 승차하는 모습. 사진=윤평호 기자
천안의 한 시내버스사가 주주 총회에서 대표이사에게 성과급 3억 원 지급을 의결해 빈축을 샀다. 사진은 천안 도심에서 시민들이 시내버스를 승차하는 모습. 사진=윤평호 기자
[천안]무료환승 손실 보상 등 지난해 130억 원에 육박하는 보조금이 집행된 천안의 한 시내버스사가 주주총회서 대표에게 수억 원의 성과급 지급을 의결해 빈축을 사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이 줄어 공공재정에서 시내버스사에 지원되는 보조금이 대폭 증가한 가운데 대표에게 억대의 성과급 지급은 부적절 하다는 지적이다. 해당 시내버스사는 부정적 여론에 성과급을 지급 않겠다고 밝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천안의 시내버스 B사는 지난 달 17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주총회 안건에는 대표이사 성과급 지급의 건이 포함됐다. 대표이사 성과급 지급 안건은 B사 대표 J씨에게 성과급 3억 원 지급이 핵심이다. 3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대표이사에게 지급하는 안건은 일부 주주의 반발에도 원안대로 의결됐다.

천안시에서 매년 막대한 보조금이 지원되는 시내버스사에서 대표에게 수억 원의 성과급 지급을 의결하자 B사 내부는 물론 업계 안팎에서도 부정적 여론이 비등했다. B사의 한 주주는 "23억여 원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해 대표에게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하지만 회사는 미처리 결손금이 100억 원을 넘는 등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며 "수억 원의 성과급 지급은 안될 말"이라고 말했다. 동종업계 한 관계자도 "코로나19 직격탄으로 보조금 의존이 더 커진 상황에서 대표에게 억 대의 성과급 지급이 알려질 경우 가뜩이나 시내버스사들에 안 좋은 시민 여론이 더욱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B사는 대표이사의 성과급 지급 유무 확인 요청에 주주총회 의결은 맞지만 실제 지급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B사 임원은 "어려울 때 지출을 아끼고 내핍하며 사고를 줄여 회사의 흑자가 나는데 대표이사가 애를 써 주주총회에서 성과급 지급을 의결한 것"이라며 "성과급 지급이 부적절 하다는 지적을 수용해 지급 않고 원천무효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B사는 시내버스 여객운송사업을 목적으로 1980년 1월 설립됐다. 천안시 부대동에 본사를 두고 140여 대 시내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해 B사에는 129억 300만 원이 보조금으로 지원됐다. 2018년 96억 원, 2019년 105억을 상회하며 지난해 보조금은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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