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초·중·고 300개교 등교 시작…대학도 '개강'
'방역' 총력 방점…대학가 상인 간 표정 엇갈리기도

2일 오전 8시쯤 대전보건대에서 학생들이 체온 측정과 방명록 작성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강정의 기자
2일 오전 8시쯤 대전보건대에서 학생들이 체온 측정과 방명록 작성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강정의 기자
2일 전국 대부분의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 대학생이 올해 첫 등굣길에 나섰다. 아직까지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잠재워지지 않는 상황 속 새 학기가 시작된 것. 이날 오전 0시 기준 학생 10명과 교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반갑지 않은 소식을 접한 교육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설렘`과 `긴장감` 교차한 등굣길…우선순위는 `방역`

오전 8시 20분 대전만년초. 녹색어머니회의 안전지도 하에 초등학생들이 일제히 등교를 시작했다. 한 학생은 오랜만에 재회한 친구를 얼싸안았지만 곧 바로 교사에게 제지당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 씨는 "맞벌이 부부라 시간적 여유가 없어 내심 등교를 하길 바랐는데 늦게라도 이뤄져 다행이기도 하다"면서도 "매일 등교해야 하는 딸이 감염 위험에 노출되면 어쩌나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푸념했다.

같은 시간 인근 대전만년중에선 좀처럼 학생들의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감염 우려에 따라 학교 측에서 학생들을 나눠 순차 등교시켰기 때문이다. 이후 순차 등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사와 방역도우미는 줄을 세워 손 소독을 하고 현관에선 보건교사와 또 다른 방역도우미가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체크를 했다.

발열체크는 등교에서 그치지 않았다. 4교시가 끝난 후에도 또다시 체크가 진행됐고 방역도우미들은 급식시간에도 방역을 지도했다. 거리두기로 인해 6명이 앉는 테이블엔 지그재그 방식으로 3명이 떨어져 앉아 혼자 밥을 먹어야만 하는 학생도 보였다.

강이돈 만년중 교장은 "학교를 전적으로 믿고 학생을 맡기는 학부모들을 위해 교실마다 방역키트를 비치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가하고 있다"며 "자체적인 학교 시설 소독과 학생 개인 소독 지도도 진행하며 안전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대전 학교급별 등교 현황은 초등학교 149교, 중학교 88교, 고등학교 63교 등 총 300교다. 이중 전면등교가 실시된 초등학교는 56교(38%), 중학교 37교(42%), 고등학교 6교(10%)다. 3분의 2 이내 등교 학교는 초등학교 91교(61%), 중학교 51교(58%), 고등학교 57교(90%)다.

◇대학 분위기 `온도차`…상인 `표정`도 엇갈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전국 대부분의 대학 교문이 열렸지만 분위기는 크게 엇갈렸다.

대면 수업 위주의 전문대의 교문은 이른 아침부터 학생들의 줄로 가득찬 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비대면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4년제 대학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오전 8시. 대전보건대는 교문 입구부터 학생들의 줄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출입을 위한 체온 측정과 방명록 작성 때문이다. 대전 한 전문대 관계자는 "아무래도 전문대는 실습 위주의 수업이 주를 이루다보니 감염 우려 속에서도 방역에 힘을 쏟으며 대면 방식의 수업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다만 전공 수업이 아닌 교양 수업은 대부분 비대면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오전 8시 30분쯤 방문한 한남대는 개강 날임에도 학생들이 자취를 감췄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새 학기도 온라인 위주의 강의 비중이 커지면서다. 대전 한 대학 관계자는 "교수와 학생들의 의견을 종합해 수업 방식을 대면으로 할 지, 비대면으로 할 지 결정하고 있다"면서도 "전공 별로 차이가 있지만 그럼에도 교양 수업과 함께 전공 수업조차 온라인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학 특성에 따라 학생들의 수업 방식이 다르다보니 지역 상인 간에도 온도차가 컸다. 수업 방식에 따라 학생들이 대학 주변을 찾는 빈도수가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이다.

대전 동구 전문대 인근 상인 정모 씨는 "지난해엔 전문대에서도 비대면 수업이 주로 이뤄지면서 일 년 장사를 망쳤다"면서도 "올해엔 대부분의 수업이 대면으로 진행된다고 하니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대전 대덕구 상인 A모 씨는 "예년과 같더라면 개강날이면 학생들로 대학가가 가득찼을텐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개강일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찾아볼 수가 없다"며 "일 년간 임대료 등의 부담을 대출로 메워왔는데, 이대로라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할 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강정의 기자·조은솔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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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방식의 수업 위주 여파 등으로 2일 오전 8시 30분쯤 한남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강정의 기자
비대면 방식의 수업 위주 여파 등으로 2일 오전 8시 30분쯤 한남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강정의 기자
2일 오전 8시 40분쯤 대전만년중에서 교사의 지도 아래 학생들이 열화상 온도기로 발열체크를 받고 있다. 사진=조은솔 수습기자
2일 오전 8시 40분쯤 대전만년중에서 교사의 지도 아래 학생들이 열화상 온도기로 발열체크를 받고 있다. 사진=조은솔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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