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의 세종 이전에 따른 혈세 낭비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오는 8월 세종으로 가는 것은 가는 것이고 혈세 낭비 부분에 대해서도 짚고는 넘어갈 필요가 있다. 타 부처 이전 때도 이사비 소요가 발생했고 개중에는 세종시내 민간 건물을 임차해 생활하고 있는 부처나 산하기기관 등도 있다. 중기부도 이들과 외양 면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어보일지 모르나 자세한 속사정을 들여보면 꼭 그렇게만 볼 수 없는 소지가 적지 않다 할 것이다.

중기부가 대전청사 시대를 접고 세종시로 가더라도 세종청사에는 입주 공간이 없다. 세종청사는 고사하고 세종2청사에도 비집고 들어갈 곳이 없다. 방법은 민간건물에 당분간 세 들어 사는 것인데 현재 세종시 어진동 소재 M건물 입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세종청사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건물이고 중기부 직원들 상당수도 이곳 입주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민간건물을 입차해 쓰자면 필시 임대료, 관리비 등 지출이 불가피하다. 중기부의 사무공간 요구 수요도 변수다. 세종관가에서는 중기부가 약 3000평 가까운 공간을 주문하고 있다고 들린다. 평수가 커지면 임대료 총액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중기부의 세살이는 1년 3개월 정도 예상된다. 내년 8월 정부세종 3청사 완공을 전제로, 이를 역산하면 족히 15개월은 임대청사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 이 기간에 지출되는 예산은 사실상 `매몰비용`으로 사라지는 돈이다. 예산 규모도 결코 작은 액수라고 보기가 어렵다. 일각에서는 임대료, 관리비에다 이사경비 등 부대 비용까지 합치면 100억대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종3청사 입주가 시작되면 중기부는 또 한차례 이삿짐을 싸야 한다. 대전청사를 떠나 민간건물 임차 생활을 한 후 세종2청사든 세종3청사든 어느 한 곳으로 들어갈 공산이 크다.

중기부가 있는 대전에서 세종청사까지는 승용차로 불과 30분 거리다. 공간적으로 그다지 이격돼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세종 이전절차를 속전속결식으로 진행했다. 세종3청사 완공 일정에 맞추어 가도 그만인데, 그새를 못 참고 애면글면 떠나기로 하는 바람에 혈세 낭비를 자초하게 된 것은 물론이고 대전경제가 떠안게 될 후과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러저래 난감한 중기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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