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회장
김민정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회장
천년을 이어 온 한국문학의 정수인 시조를 각 국의 언어로 번역, 세계화를 꿈 꾸는 문인들이 있어 화제다.

3장 6구 12음보로 대변되는 한국 정형시조를 세계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국 시조의 세계화`, 그 중심에 선 김민정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회장(사진).

김 회장은 시조를 우리 민족의 사상과 얼을 품고 천 년 이상 명맥을 잇고 있는 `우리 겨레만의 독특한 문학`으로 표현했다. 유럽의 `소네트`, 중국의 `율시`, 일본에 `하이쿠`가 있다면 한국에는 시조가 있다는 뜻이다.

시조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우리 민족의 생활과 정서에 잘 맞고, 언어의 구조가 시조형과 잘 부합이 된다"며 "우리의 언어를 살펴보면 3-4글자로 이뤄진 단어나 어절이 많은데, 이것이 시조의 음수율에 잘 들어맞아 시조 짓기가 쉬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쉽게 짓고, 감상하며 향유할 수 있어 자랑스럽게 외국에 소개할 수 있는 한국문학이 아닐까 한다"며 "이를 인식해서인지 최근 타문학 장르에서도 시조에 관심을 갖고 있고, 창작과 발표활동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고 말했다.

시조의 세계화 방향을 묻는 질문에 김 회장은 "더 많은 세계인들이 시조를 알고, 사랑하고, 창작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를 위해 만국공통어인 영어로 번역하면서 3장 6구 12음보를 맞춤으로써 세계인들에게 `시조를 가장 시조답게`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달 말에는 스페인어로 번역한 333인의 시조를 엮은 시조집 `시조엔솔로지`가 발간되며, 4월부터는 아랍어와 영어 번역도 진행될 예정이다.

하반기부터는 시조의 국내 활성화에도 힘써 현대시조의 교과서, 언론·잡지 등 게재 문제, 시조단체의 규합 등 시조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 등을 조금씩 개선해 갈 방침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할 것"이라고 강조한 김 회장은 "우수한 문자로 인정받는 한글로 창작되는 시조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유네스코에 자랑스런 한국의 기록문화유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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