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코로나19 팬데믹 초창기 국민들의 적극적인 마스크 착용과 의료진들의 봉사와 희생 등 이른바 `K-방역`으로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그 이면엔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피해가 눈덩이로 불어났고, 3차례나 재난지원금을 쏟아부어도 소득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백신 확보가 늦어지면서 백신 접종 시기는 OECD 국가 중 맨 꼴찌가 됐다. 막상 백신 접종을 앞두고서는 정치권의 `백신 1호` 공방으로 오히려 백신에 대한 국민 불신만 키우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맞은 첫 백신 접종은 늦은 감이 있지만 오래 기다린 만큼 국민들의 기대치는 크다. 국민들은 백신 접종으로 지난 1년간 잃어버렸던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의 궁극적 목표인 전 국민 집단면역이 실현되기까지의 여정은 짧지 않다.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불확실하고 위험한 요소들이 도사리고 있다. 보건당국은 가을까지 국민 70% 이상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이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예상보다 집단면역 시기가 더 늦어질 수도 있고, 코로나19 유행 패턴을 보면 멀지 않은 시기에 4차 대유행과 맞닥뜨릴 수도 있다. 백신 접종을 기점으로 방역당국이나 국민들의 방역 의식이 해이해져서도 안된다. 이제야 겨우 첫발을 뗐을 뿐인데 `반환점`이니 `변곡점`이니 하는 말도 섣부르다. 코로나19는 이런 빈틈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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