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전 9시부터 전국 시도별로 일제히 백신 접종에 들어간다. 국내 첫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접종 대상자는 요양병원 18만 6659명, 노인요양시설 및 정신요양·재활시설 10만 2612명 등 모두 28만 9271명이다. 대전은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종사자·입소자 중 65세 미만 9247명, 충남은 1만 4950명, 충북은 1만 1000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백신 1호 접종자로는 의료진들이 낙점됐다. 대전에서는 성심요양병원 방사선 실장이, 충남에서는 홍성한국병원 진료원장과 예산군보건소 보건행정팀장(간호사)이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팬데믹 초창기 국민들의 적극적인 마스크 착용과 의료진들의 봉사와 희생 등 이른바 `K-방역`으로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그 이면엔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피해가 눈덩이로 불어났고, 3차례나 재난지원금을 쏟아부어도 소득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백신 확보가 늦어지면서 백신 접종 시기는 OECD 국가 중 맨 꼴찌가 됐다. 막상 백신 접종을 앞두고서는 정치권의 `백신 1호` 공방으로 오히려 백신에 대한 국민 불신만 키우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맞은 첫 백신 접종은 늦은 감이 있지만 오래 기다린 만큼 국민들의 기대치는 크다. 국민들은 백신 접종으로 지난 1년간 잃어버렸던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의 궁극적 목표인 전 국민 집단면역이 실현되기까지의 여정은 짧지 않다.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불확실하고 위험한 요소들이 도사리고 있다. 보건당국은 가을까지 국민 70% 이상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이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예상보다 집단면역 시기가 더 늦어질 수도 있고, 코로나19 유행 패턴을 보면 멀지 않은 시기에 4차 대유행과 맞닥뜨릴 수도 있다. 백신 접종을 기점으로 방역당국이나 국민들의 방역 의식이 해이해져서도 안된다. 이제야 겨우 첫발을 뗐을 뿐인데 `반환점`이니 `변곡점`이니 하는 말도 섣부르다. 코로나19는 이런 빈틈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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