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자치구별 보건서 등에 수송 완료
기대와 무관심 공존 속 접종 개시 하루 앞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루 앞둔 25일 대전 서구보건소에서 수송 담당자가 백신을 옮기고 있다. 신호철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루 앞둔 25일 대전 서구보건소에서 수송 담당자가 백신을 옮기고 있다. 신호철 기자
25일 오전 5시 30분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에서 출발한 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AZ)를 실은 수송차량이 같은 날 오전 10시쯤 대전에 진입했다. 이어 북대전IC를 빠져나온 수송차량은 10분 뒤 대전 서구 만년동에 있는 서구보건소에 도착했다. 군과 경찰은 이동 간 차량을 동원해 수송차량을 앞뒤로 호위한 채 만약의 사태를 대비했다. 무장한 군·경 관계자의 경계 속 서구보건소 앞길에 정차한 수송차량에선 AZ 백신이 담긴 박스 1개가 수송요원에 의해 내려졌다. 박스에는 `회수용, 냉장의약품. 보관온도 2-8℃ 취급주의`라고 적혀 있었다. 수송차량 안에는 다른 기관에 수송될 것으로 보이는 박스가 몇 개 더 있었다. 수송요원은 서구보건소로 들어가 건물 내 설치된 백신냉장고에 AZ 백신 박스를 옮겼다.

백신을 확인한 서구보건소 관계자는 "백신은 아무 문제없이 잘 도착했다"며 "1박스 안에 100개 바이얼이 들어있다. 1개 바이얼이 10명 분이니 총 1000명 분이다. 서구보건소에서는 994명이 접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송 현장을 찾은 장종태 서구청장은 "수고하신다"며 관계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일부 행인들과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사람들이 상황을 관심 있게 지켜보며 휴대폰 등으로 촬영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대전 서구보건소를 비롯해 지역 5개 보건소와 5개 요양병원에는 계획된 AZ 백신 수송이 오전 중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배송 완료된 AZ 백신 수량은 모두 4800명 분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26일 오전 9시 서구 갈마동에 있는 성심요양병원에서 대전 지역 AZ 백신 1호 접종을 시작으로 하루 동안 약 600명이 첫날 접종을 마칠 예정이다. 오는 28일에는 지역 내 48개 요양병원에 7000명 분의 AZ 백신이 배송될 계획이다.

실제 예방접종을 앞둔 시민들은 일상 회복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성구에 사는 한 20대 여성은 "예방접종이 본격적으로 이뤄진다면 머지않아 1년 전 일상을 다시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빨리 백신을 맞고 싶지만, 정부 지침을 지켜보며 차분히 순서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에 사는 한 50대 남성도 "이번 백신 접종이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전 국민의 백신 접종이 이뤄질 때까지 희망을 놓지 않은 채 우리 모두가 감염수칙 준수 등 인내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선 백신 접종에 대한 반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유성구에 사는 한 70대 남성은 "우리 같은 노인들은 우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아는데, 걸리고 난 뒤 대상자가 되면 무슨 소용이냐"며 "1호 접종자니 뭐니 요란하게 떠들기만 하지 대책은 없어 보인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한편,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공급받는 화이자 백신은 이날 네덜란드 현지 공항을 출발해 이르면 26일 낮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 백신은 오는 27일부터 감염병 전담병원과 생활치료센터 등 의료진 등이 맞을 예정이다. 장진웅 기자·김소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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