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내 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 조형상 일부 조병옥 흡사,
민문연 천안지회 조병옥 동상 철거 촉구, 천안시 "철거 계획" 수립 표명

25일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지회가 아우내 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의 조형물
25일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지회가 아우내 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의 조형물 "그날의 함성" 중 조병옥 흡사한 인물상의 철거를 촉구하며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천안]제주 4·3사건 특별법 전부개정법률안의 국회 심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4·3 사건 당시 경무부장으로 강경진압을 주도한 조병옥의 동상을 하루빨리 철거하라는 목소리가 천안에서 나왔다. 특히 조병옥과 흡사한 인물상이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아우내 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의 조형상인 `그날의 함성`에 버젓이 남아 부적절 하다는 지적이다.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지회(지회장 최기섭·이하 민문연 천안지회)는 25일 오전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석 조병옥은 1919년 4·1 만세운동 당시 미국에서 유학중이었으며 제주 4·3 항쟁 당시 경무부장으로 제주도민 약 3만 명을 학살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에 (조병옥) 동상을 건립한 천안시는 제주도민에게 사과하고 제대로 된 동상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문연 천안지회는 `그날의 함성` 조형상 중 일부 인물상이 조병옥과 흡사하다며 수 년째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 `그날의 함성` 조형상은 1919년 4월 1일 아우내 장터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을 모티브로 삼았음에도 특정 인물상이 나비넥타이와 턱시도 차림에 구두를 신고 만세를 부르는 형상이어서 당시 시대상과 동떨어졌다. 민문연 천안지회는 문제의 인물상이 천안시 병천면 용두리에서 태어난 조병옥과 닮았지만 그는 1914년 연희전문학교 졸업과 동시에 도미해 1919년 아우내 독립만세운동 현장에 없었으므로 해당 인물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3 사건의 책임론도 조병옥을 연상케 하는 인물상의 철거 목소리를 증폭시키고 있다.

최기섭 민문연 천안지회장은 "조병옥 동상은 작가와 학예사도 문제가 있음을 시인했다"며 "천안시는 동상 철거 및 교체의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시는 `그날의 함성` 동상 교체 설치 예산으로 올해 5000만 원을 편성했다.

시 관계자는 "자문회의에서도 조병옥 박사처럼 생긴 동상을 철거하고 아예 새로운 인물상을 설치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며 "다음 달 중 세부계획이 나오면 사업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날의 함성`이 설치된 아우내 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은 병천면 아우내장터1길 12-23에 2009년 9월 22일 3646㎡ 면적으로 조성됐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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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내 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의 조형물
아우내 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의 조형물 "그날의 함성" 모습. 사진=윤평호 기자
아우내 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에 세워진 조형물
아우내 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에 세워진 조형물 "그날의 함성" 중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지회가 `조병옥 동상`이라고 지목하고 있는 인물상 모습. 사진=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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