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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칼럼]온라인 생태계 게이트키퍼의 역할과 책임

2021-02-25 기사
편집 2021-02-25 07: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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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이금노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지향성평가사업단장
드나드는 문을 지키는 사람을 문지기라 하고 도성이나 궁궐은 이 문지기의 역할이 중요하기에 조선시대에는 '수문장'이라는 별도의 관직이 있었다. 소비생활을 비롯한 사회경제 전반이 빠르게 디지털화되면서 온라인 생태계의 문지기 즉, 게이트키퍼(gate keeper)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대형 온라인플랫폼 사업자인 이들은 온라인 검색이나 중개, 소셜네트워크, 비디오 공유와 같은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거나 다른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서비스를 매개한다. 소비생활 전반에서 주요 온라인플랫폼이 지키는 문을 통과하지 않으면 일상에 필요한 서비스에 접근이 불가능하거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사회구조가 도래하고 있다. 이들의 역할 확대는 책임과 규율에 대한 논의로 귀결된다.

게이트키퍼들이 출입을 통제하면서 높은 통행세를 물리거나 자신의 입맛에 맞춰 출입 여부를 결정한다면 사회 전체의 효용과 형평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영리 목적의 기업에게 고도의 공공성을 요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독과점적인 시장구조에서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플랫폼 사업자들이 시장실패를 조장하지 않도록 적절히 규율하는 것은 필요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이나 유럽연합 등에서 온라인플랫폼 시장에서의 소비자보호와 경쟁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법제가 논의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어떤 책임과 역할을 부여할 것인가가 논의의 핵심이다. 게이트키퍼의 책무는 필요한 사람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출입할 수 있도록 문을 지키고 관리하는 것이며 온라인 생태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사업자들이 문지기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혁신적인 서비스로 소비자 편익은 증대되면서 공공의 이익을 저해하는 사업자나 이용자의 출입은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게이트키퍼의 자리를 권력으로 삼는다면 소비자들은 더 이상 그 문을 이용하지 않으려 할 것이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우회로를 찾아 나설 것이다. 온라인플랫폼 사업자들은 그들의 이윤이 오늘도 문을 드나드는 수많은 소비자들로부터 나오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금노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지향성평가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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