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장이 그제 충청권 광역철도망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의미 심장한 말을 꺼냈다. 그는 대전·세종·충남·충북이 공동 추진하고 있는 대전 신탄진-조치원-오송-오근장(청주공항)을 잇는 철도망 건설사업과 관련해 "청주공항을 대전공항화 하는 것이 충청권 광역철도망 건설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노선은 총사업비 1조 5000억 원을 투입해 신탄진-조치원 구간 22.6㎞, 오송-청주공항 구간 22.2㎞ 등 총 44.8㎞에 철도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충청권 4개 시·도지사들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확정을 앞두고 지난해 말 정부에 공동 건의한 3개 광역철도망 사업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8개 국제공항과 7개 국내공항 등 모두 15개의 공항이 있다. 전국적으로는 17개 광역단체 대부분이 1개씩 공항이 있지만 유독 대전과 세종, 충남에만 없다. 이런 점에서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대전 공항화`라는 표현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청주공항은 대전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고, 세종시민들의 수요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청주만의 공항이 아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세종을 중심으로 대전과 청주가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하고, 청주공항은 이런 충청권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거듭나야 한다.

10여 년 전 청주공항 명칭에다 대전을 병기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긴 했지만 공론화되지 못하고 수면 아래로 잠복해 있다. 하지만 10년 전 그때와 지금은 여러 가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대전은 충청권에서 가장 국제 행사가 많이 열리고 있고, 세종은 국회세종의사당 설립 등을 고려할 때 청주공항 이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청주공항은 국토의 중심에 있는 유일한 공항이자 대전, 세종, 충북과 충남 동부지역의 관문이나 다름없다. 이 시장의 발언에는 "공항 이름을 바꿔달라는 것이 아니라 대전시민의 청주공항 이용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는 부연 설명이 따랐다. 다분히 충북도와 청주시를 의식한 조심스러운 표현으로 보인다. 앞으로 청주공항을 충청권 대표 브랜드로 키워나가야 한다. 충청권 시도지사들이 광역철도망 구축을 위해 손을 잡았으니 이제 청주 공항의 이름을 병기하거나 변경하는 문제도 고려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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