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수리 우세하나 복귀가능성도 배제 못해

검찰인사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하고 휴가에 들어간 신현수 청와대 정무수석이 휴가복귀일인 22일 거취와 관련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21일 청와대 안팎에 다르면 신 수석은 지난 18일 출근해 18-19일 양일간의 일정으로 휴가계를 제출했다. 당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신 수석이 이틀 동안 숙고의 시간 가진 뒤에 월요일날(22일) 출근할 예정"이라며 "그때는 뭐라고 말 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숙고하고 본래 모습 복귀 했음 하는 바램"이라고 밝혔다.

신 수석은 지난 7일 법무부의 검찰 고위간부 인사 발표에 반발해 수 차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밝힌 사의의 직접 배경은 검찰인사를 둘러싼 박범계 법무부장관과의 견해차다. 17일 오후 신 수석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출입기자들과의 만남을 자청해 "검찰 인사 과정에서 검찰과 법무부 사이에 견해가 달랐다"며 "그것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민정수석이 사의를 몇 차례 표시를 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발표된 검사장급 인사에선 추 전 장관 때부터 논란이 됐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하고 윤 총장 정직 2개월 징계처분을 받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심재철 검찰국장은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사실상 영전시켰는데, 신 수석이 이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광철 민정비서관과 신 수석간 갈등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인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민정수석실 내에 이견이 없었다"며 "이광철 비서관이 법무부 편을 들고 민정수석을 패싱하는걸로 사표에 이르게 됐다고 하는데 제 명의 걸고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현재로선 신 수석이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 수석의 `사의`가 강한데다, 신 수석의 행보는 사실상 대통령에 대한 `항명`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박 장관이 검찰인사 재가를 앞두고 신 수석을 패싱했다는 논란과 문 대통령이 이를 인지했는지를 차차하더라도 결국 문 대통령이 검사장 인사를 재가한 만큼, 결과적으로 신 수석이 문 대통령 결정에 역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수차례 사표를 반려했는데도 신 수석이 사의의사를 굽히지 않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문 대통령과 신수석은 2004년부터 깊은 신뢰를 쌓아왔지만, 이번 파동으로 인해 신뢰가 훼손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후임 인선에 돌입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돈다.

물론 신 수석이 복귀를 통해 사태의 원만한 수습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청와대의 설명대로라면 문 대통령은 신 수석이 사의를 표명할 때마다 만류했고, 박 장관도 지난 18일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마음이 아프다. 민정수석으로 함께 있으면서 문 대통령 보좌를 함께 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며 사실상 사과의 뜻을 밝힘으로써 신 수석이 결심만 한다면 복귀 명분은 충분히 쌓였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반응이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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