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차이 없어, 상황 지켜봐야"
"단계 완화 소식 잘 모르는 듯"

16일 오후 9시 대전 유성구 소재 한 고깃집에서 손님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 사진=김소연 수습기자
16일 오후 9시 대전 유성구 소재 한 고깃집에서 손님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 사진=김소연 수습기자
지난 16일 밤 8시쯤 대전 서구 월평동 한 노래방. 보통 때 같으면 손님이 북적대야 할 시간대지만 카운터를 지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노래방 안은 냉장고 모터 돌아가는 소리만 들릴 뿐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인기척을 내자 사장 A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손님이 오지 않으니 손님 대신 방 안에 들어가 식재료를 다듬는 중"이라고 했다.

A 씨는 "전날에도 밤 12시까지 자리를 지켜 손님 한 팀을 받았다"며 "오늘은 한 팀도 못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날도 일찍 영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 쉴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한 번 인식이 돼서 그런지 제한이 풀린 후에도 사람이 잘 오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건너편 건물에 위치한 노래방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곳은 그나마 남성 손님들 두 팀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사장 B 씨에게 영업제한 해제로 상황이 나아졌냐고 묻자 "며칠 더 장사를 해봐야 안다. 영업제한이 풀린 지 하루 이틀밖에 안 됐는데 아직 장담을 못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지난 15일부터 음식점과 카페 등에 적용됐던 운영시간 제한이 비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하향 조정으로 1.5단계로 완화됐다. 당초 저녁 10시까지이던 운영시간 제한이 해제된 것이다.

그러나, 지역 내 자영업에 종사하는 업주나 소상공인들을 만나 보면 분위기가 완화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하소연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일부 업종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아예 `임시 휴무`에 나서는 가게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중구 은행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C 씨는 "여전히 매출엔 큰 변화가 없다"며 "영업시간 제한이 풀려 오후 10시 이후까지 운영 중이지만, 거리 유동인구 자체가 줄어 카페에 들어오는 사람은 별 차이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유성구 봉명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D 씨도 "손님들이 여전히 오후 9시가 되면 나갈 준비를 하고 대부분 그 전에 가게를 나선다"며 "사람들이 아직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된 걸 모르는 것 같다"며 하소연했다.

다른 업종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서구 둔산동 소재 한 필라테스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E 씨는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저하로 폐업 위기에 처한 학원 상황을 설명하며 "야속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E 씨는 "회원권으로 운영되는 이쪽 업종은 문을 닫더라도 회원권 연장 등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그런 사례가 계속되다 보니 적자를 버티지 못해 문을 닫고 있다"며 "정부가 진작 제한을 풀어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지난 주말부터 거리두기 완화 소식을 들은 고객들 상담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데, 언제 또 거리두기 기준이 변경될지 몰라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범진·김소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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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3시 대전 은행동 소재 한 카페 내부. 사진=김소연 수습기자
17일 오후 3시 대전 은행동 소재 한 카페 내부. 사진=김소연 수습기자
16일 오후 8시쯤 대전 서구 월평동의 한 노래방 입구. `휴무`라 크게 쓴 A4용지가 붙어있다. 사진=김범진 수습기자
16일 오후 8시쯤 대전 서구 월평동의 한 노래방 입구. `휴무`라 크게 쓴 A4용지가 붙어있다. 사진=김범진 수습기자

김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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