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에선 "순혈 친문주의... 민정수석도 견디지 못해" 맹공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취임 2개월만에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확인됐다.

박범계 법무부장관 취임 후 첫 검찰 고위간부 인사 과정에서의 의견충돌이 사의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즉시 반려했지만, 청와대는 물론 여의도 정가에서도 논란이 지속되면서 일파만파로 후폭풍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17일 청와대와 정가에 따르면 최근 들어 신 수석을 포함한 청와대 정무라인의 `사임설`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청와대는 "인사와 관련된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함구로 일관해왔다는 것. 사임설의 주요 내용은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지난 7일 검사장급 고위 간부 일부 인사를 단행했는데, 검찰측 의견을 반영해 이견을 조율하려던 신 수석의 의중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신 수석과 이광철 민정비서관이 검찰 인사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는 설도 나돌았다. 이 때문에 이 비서관이 신 수석의 뜻과 달리 법무부와 검찰 인사 협의를 주도하면서 사실상 신 수석을 `패싱`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처럼 파문이 확산되자 청와대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위간부 인사 과정에서 검찰과 법무부 사이에 견해가 달라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신 수석이 사의를 몇 차례 표시했다"라고 사의표명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때마다 대통령께서 만류했다. 이후 신 수석은 단 한 차례 회의에 바진 일이 없고, 오늘 아침 현안회의에도 참석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사의를 만류했기 때문에 신 수석의 거취에는 `변화가 없는 상태"라는 취지다.

또한 민정수석실 산하 비서관의 사의표명설에 대해선 "이명신 반부패비서관과 김영식 법무비서관은 김종호 전 민정수석 시절에 사의를 표했으나 후임을 찾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지금까지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광철 비서관이 박 장관과 검찰 인사를 논의하면서 신 수석을 `패싱`했다는 논란에 대해선 "이번 인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민정수석실 내부에 이견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의도 정가에선 핵심쟁점으로 떠올랐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추미애와 달리 검찰 인사가 정상을 되찾을지 기대했지만 역시나였다"며 "정권 비리를 지킬 검사는 그대로 두고 강하게 수사하는 인물은 내쫓는 이런 인사를, 대통령 측근에서 핵심 보좌하는 민정수석마저 납득 못하고 사표내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박범계 장관의 첫 검찰인사 파문이 신현수 수석 사의표명으로까지 이어졌다"며 "검찰개혁으로 포장된 권력남용에 오죽하면 `국민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할 적임자`라 영입한 수석마저 버텨내지 못했겠나"라고 반문했다.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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