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 금강유역환경청 환경관리국장
이준희 금강유역환경청 환경관리국장
1990년대 주유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져 우후죽순 생겼다. 2020년 말 기준 전국에 1만 1399개가 있다. 주유소 증가는 주변의 환경오염 문제를 만들기 시작했다.

한 사례로 설치한 지 20년이 지난 주유소 후면의 농지에 유류가 다량 확산돼 농지 경작인이 민원을 제기한 사건이 있다. 주유소의 토양오염은 주로 유류 저장 탱크와 배관의 유류 누출 등으로 발생해 토양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지하수까지 오염시켜 광범위한 환경 피해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주유소 토양오염은 정밀하게 검사해 보기 전에는 오염 여부를 알아내기 힘든 것이 특징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한 번 오염되기 시작하면 그 피해는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토양에 흡수된 유류가 자연적으로 분해되기 위해서는 수십에서 수백 년의 시간이 걸리며, 그동안 인간과 생물에 많은 피해를 주게 되어 신속한 정화가 필요하다.

오염 토양을 정화하기 위해서는 오염 농도와 확산 깊이에 따라 주유소를 폐업하고 모든 시설을 철거한 후 오염 토양을 제거해야 하는 등 영업 손실과 함께 막대한 정화 비용이 소요된다. 정화 비용은 평균 1억 원 이상 발생하며 복원 기간 또한 수년에서 수십 년이 소요된다.

따라서 토양오염관리는 발생 후 처리보다 사전예방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환경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가 2006년부터 시작된 `클린주유소` 지정 제도다. 클린주유소는 이중벽 탱크, 이중배관, 흘림·넘침 방지시설 등 기름의 누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누유 예방시설을 설치한 주유소다.

정부는 클린주유소 설치 후 15년간 오염도 검사 면제와 더불어 클린주유소 초기설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장기 저리로 융자 지원과 세액 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클린주유소에 지정서를 수여하고 현판을 보급해 기업이미지 제고와 친환경 사업장으로 홍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클린주유소는 2020년 말 기준 금강유역환경청 관내 138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4대 정유사 직영주유소의 경우 토양환경 보전을 위한 자발적 협약에 따라 매년 기존의 일반주유소에서 클린주유소로 지속적인 설치·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환경부는 2015년 7월 (사)한국주유소협회와 협약을 체결해 자영주유소도 클린주유소로 전환하도록 공동 노력 중이다. 금강유역환경청에서는 개별 클린주유소에 대한 리플릿, 스티커 등 홍보물 제공과 보다 가시성 있는 표시 수단 제안 등을 통해 클린 주유소에 대한 일반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클린주유소 설치가 확대되도록 계속 노력할 계획이다.

일반 시민들이 클린주유소 표시를 보게 된다면 친환경 주유소로 생각하고 적극 이용해 주시길 바란다. 주유소 사업자와 인허가 기관, 주유소협회 등 관련 기관에서도 클린주유소 설치 확대에 앞장 서 주시기를 기대한다.

이준희 금강유역환경청 환경관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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