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 위치한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에서 첫 아기 울음소리가 나왔다는 소식이 들린다. 충남형 행복주택에 입주한 천안의 한 신혼부부는 지난해 12월 첫 딸을 낳았고, 첫 임대료 감면 수혜자가 됐다. 이들 부부는 지난달부터 15만 원에서 7만 5000원으로 임대료 감면 혜택을 받게 됐으며, 거주할 수 있는 기간도 6년에서 10년으로 늘었다.

전국적으로 각기 다른 조건과 명칭의 행복주택들이 있지만 충남만큼 파격적이고 획기적인 곳은 없다. 충남형 행복주택은 도시근로자의 하루치 임금으로 월세를 낼 수 있다는 자체가 신선하다. 그것도 입주한 뒤 자녀 1명을 낳으면 월세가 반으로 줄어들고, 한 명 더 낳으면 임대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아파트이다. 충남형 행복주택은 방 3개, 화장실 2개 구조의 59㎡ 규모로 두 자녀를 키우기에 부족함이 없는 공간이다. 결혼과 출산을 앞두고 있는 신혼부부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인구절벽 시대에 충남형 행복주택에서의 첫 출산과 아이 울음소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는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 즉 합계출산율이 2019년 0.92명을 기록했고, 2020년에는 0.9명 미만으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OECD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 1명 미만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런 상황에서 저출산 극복을 위한 충남의 행복주택사업은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 정책은 청년들과 신혼부부의 집값 문제를 해결할 가장 효과적인 정책으로 꼽혀 행정안전부로부터 혁신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다만 행복주택의 사업 속도가 너무나 더딘 것이 흠이다. 충남도는 내년까지 건설형 900호와 매입형 100호 등 총 1000호의 행복주택을 공급할 계획이지만 신혼부부들의 기대치에는 한참을 못 미친다. 지난해 충남형 행복주택 매입형의 경쟁률이 32대 1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입주 희망자는 줄을 서 있다. 재정적인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충남도는 행복주택 건설에 가속페달을 밟아야 한다. 요즘 20-30대 사이에 연예, 결혼, 출산에 이어 인간관계와 내집마련까지 포기한 5포 세대가 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충남형 행복주택이 주택구입 문제로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는 청년세대에게 새로운 희망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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