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폭력은 물리적인 행위지만 학교폭력은 지속적이고 인격이 형성되는 시기에 미성년자에게 자행되기 때문에 흔히 영혼을 말살시키는 행위라고 말한다. 영혼을 의미하는 `Soul`은 인간의 마음 그 이상의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마음으로 사용하는 단어로 `Heart`가 있는데 희로애락의 감정에서 사용되는 마음의 의미로 사용된다. 한국인이 `마음이 영어로 무엇인가?` 질문하면 가장 많이 대답하는 단어가 `Mind`다. 그러나 실전 영어에서 마음은 감정인 `Heart`에 가깝고 `Mind`는 `누군가의 마음을 읽는다`고 할 때 `Read one`s mind`와 같이 표현하는 것처럼 생각이나 의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성을 잃는다`라고 할 때도 `Out of one`s mind`라고 한다. 결국 학교폭력은 일시적인 감정이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인 인간의 영혼 자체를 짓밟는 행위이기 때문에 심각도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할 수 있다. 매번 반복되는 이러한 악행을 어떻게 하면 근절할 수 있을까. 자녀에게 "커서 유명인이 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지금부터 학교폭력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훈계한다는 것은 마치 "커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명제만큼이나 와 닿지도 않고 폭력 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교육에서 길을 찾을 수밖에 없다.
나의 행위가 상대방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야 하고 상대방이 어떤 생각인지를 알아야 한다. 이러한 교육이 토론교육이다. 서구에서는 토론 교육이 정착되었지만 집단 따돌림이나 학교폭력은 존재한다고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교육이란 결국 정답이 아니라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답에 근접하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국가 개입으로 모두 행복하고 빈부격차 없이 고르게 잘사는 사회를 만들 수는 없다. 그러한 목표를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근접한 서유럽의 복지국가가 있고 엄청난 빈부격차와 가난에 허덕이는 중남미의 국가가 존재하는 것이다. 많은 연구 결과에서 보듯이 토론 교육이 학교폭력을 완벽하게 근절할 수는 없지만 상대방의 생각을 공유하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며 꾸준히 실행한다면 사회성 향상에 기여한다고 필자는 교육 현장의 경험으로 믿고 있다. 영혼을 말살시키는 학교폭력으로 인생의 절정기에 좌절을 경험하며 그래도 철없던 시절의 행위라는 변명을 하지 않는 모습에는 우리 사회가 많이 성숙해졌다는 생각도 든다. 이재영·다영 자매가 다니던 학교에서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학교폭력을 주제로 30분 정도의 대화와 토론이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임진표 청담어학원 세종브랜치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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